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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가을

마음이 바빠집니다.
 
연일 내리쬐던 따가운 햇살이
 
고맙지 않은 날도 많았던 여름도
 
꼬리를 감추고
 
서늘하니 살맛나는 가을입니다.  곧,
 
가을은 떠날 것입니다.  
 
좋은 것이  대개 그렇듯이 …
 
 
 
새로운 각오로 내디뎠던 새해 첫날부터
 
봄, 여름 지나 지금까지
 
무얼 했는지
 
딱히, 꼽을 만 한 게 없습니다.
 
 
 
유효기간이 지난 몸 곳곳을 정리하느라
 
이 병원, 저 병원 찾아 다닌 것 밖엔
 
 
 
이제, 이 해가 다 가기 전에
 
나의 생활을 점검해야 되겠습니다.
 
내 몸 간수하느라 소홀히 했던  
 
아끼는 이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해야 겠습니다.
 
붉게 물든 구수한 내음 나는 낙엽을 넣어
 
소식을 전할 것입니다.  
 
 
 
모쪼록 건강하시라고, 우리들의 인연이 귀하다고,
 
사랑한다고 

정하성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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