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칼럼] 식품업계의 새 트렌드
이런 가운데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식품 트렌드는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대부분 집밥은 할머니가 어머니에게 물려준 전통 조리법이다. 하지만 밀레니얼 세대나 Z세대 집밥은 완전히 다르다. 많은 레시피가 틱톡의 새로운 트렌드나 인스타그램에서 팔로워 하는 푸드 인플루언서에게서 나온다. 연구에 따르면 Z세대의 53%가 틱톡에서 새로운 음식의 영감을 찾는다.
이런 트렌드는 식품 판매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소셜미디어의 그릴 페타 파스타 동영상으로 페타 치즈 판매가 117% 급증했다. 소위 틱톡 페타 현상(TikTok Feta Effect)이다. 이제 소셜미디어는 영감을 주는 요리를 위한 지배적인 채널이 됐고 식품 쇼핑에서도 마찬가지다. 또 다른 식품 주요 트렌드는 온라인 식품 배달이다. 경영 컨설팅 업체인 매킨지의 보고서에 따르면 온라인 식품 배달 시장 규모는 향후 5년 동안 23%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 두 가지 추세 결합으로 실제 식품 매장은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됐다. 식품은 대부분 매장에서 매출의 1~3% 사이 순이익률을 갖는 저마진 사업이다.
이 수익을 창출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광고다. 소비자 패키지 상품(CPG)은 고객이 자주 사용하고 교체하는 상품에 대한 업계 용어다. 제너럴 밀스, 시스코, 켈로그, 허쉬, 네슬레 등 식품, 음료, 화장품 및 청소 제품 등이 포함된다. CPG 회사들은 대형 식품 매장에서 고객이 신제품을 발견하고 구매하는 곳이기 때문에 제품 배치 비용을 지불한다.
하지만 최근 온라인 식품 배달과 소셜미디어로 신제품 구매가 이뤄지면서 CPG 광고 예산도 줄고 있다. 온라인 배송에서 광고가 증가하면서 CPG 광고 비용이 매장에서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식품 소매업체는 디지털 기능을 구축해 이런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 하지만 중소 식품매장의 경우 디지털 기능 구축에 필요한 막대한 자본을 투자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런 가운데 전통적인 식품 산업에서 변화의 속도는 느리지만 코로나 19가 이를 바꿨다. 식품점은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식품 배달회사와 협력하고 있다.
세 번째 식품산업 트렌드는 휴대폰 사용자가 자신을 추적하는 마케팅 방법을 더 잘 제어할 수 있게 된 데 따른 것이다. 휴대폰 사용자의 90% 이상이 앱 추적에 대한 액세스를 거부하면서 업체들은 고객 데이터 확보가 어렵게 되자 개인 타겟팅을 추구하면서 대량 개인화 옵션을 찾기 시작했다. 바로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가 이를 가능하게 하는 채널이 된 것이다.
미국에서 푸드 인플루언서의 수가 증가하고 있고 소셜미디어 채널을 통한 게시물 누적 수는 엄청나다. 대부분 푸드 인플루언서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자신이 좋아하는 제품을 무료로 홍보했다. 최근에는 제품을 홍보하는 인플루언서 게시물 가격은 팔로워 규모에 따라 200달러에서 5만 달러 이상이다.
MZ 세대가 식품 온라인 배달, 푸드 인플루언서 영향으로 식품 구매를 하는 시대다. 사람들이 영향력 있는 인플루언서를 따라 어떤 식품을 살지 결정하는 미래를 상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광고 예산이 푸드 인플루언서에게 더 많이 집중되리라는 것도 예측할 수 있다. 식품 온라인 주문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는 매장 판매에 집중하는 전통적 비즈니스를 고수하고 있는 한인마켓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제 온라인 식품 배달과 소셜미디어 마케팅은 멈출 수 없는 식품업계의 흐름이 되고 있다.
이은영 / 경제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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