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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으로 읽는 책] 예술하는 습관

『작은 아씨들』의 작가 올콧은 창의적 에너지를 격렬하게 쏟아내면서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글을 썼다. 식사도 건너뛰고, 잠도 거의 자지 않고, 어찌나 맹렬하게 글을 썼는지 결국에는 오른손에 쥐가 나서 왼손으로 쓰는 법을 익혀야 했다. 그런 발작 증세가 너무 강해서 한번 시작됐다 하면 2주 동안 거의 먹지도, 자지도, 움직이지도 못한 채 전속력으로 돌아가는 생각 기계처럼 글만 썼다. 올콧의 이러한 ‘폭필’습관은 『작은 아씨들』에서 자세하게 엿볼 수  있다. 이 소설의 주인공 조 마치는 자신의 창조자와 마찬가지로 어린 나이에 집필광이 되었다.
 
메이슨 커리 『예술하는 습관』
 
똑같이 24시간을 사는데, 왜 어떤 이는 위대한 성취를 이루는가. 위대한 창작자의 ‘하루’에 관심 많은 작가가 130여 여성 예술가들의 창조성의 근원을 탐구했다. 답은 무시무시한 자발성과 몰입, 강박에 가까운 반복성과 엄격한 루틴. 일상의 단조로운 반복에서 위대한 예술적 성취가 나온다는 결론이다.
 
평생 매일 아침 10시부터 밤 10시까지 글을 쓴 소설가 버지니아 울프, 자신을 극단으로 몰아붙일 때 최상의 아이디어가 나온다고 믿은 평론가 수잔 손택, 똑같은 식사 메뉴와 의상으로 시간을 아낀 설치미술가 페타 코인. ‘물방울 패턴’으로 유명한 쿠사마 야요이는 제 발로 도쿄 정신병원에 입원한 후 매일 병원과 병원 앞 스튜디오를 오가며 작업한다. “시간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한 사람의 얼굴을 바꿔놓듯이 습관은 인생의 얼굴을 점차적으로 바꿔놓는다.” 첫 장에 인용한 버지니아 울프의 말이다.

양성희 /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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