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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거리사진 전성시대를 기다리며

한국 발 뉴스를 따라가다 보니 올해가 ‘거리사진의 해’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연초부터 서울에서 솔라이터전을 시작으로 세계적인 거장 안드레아 스구르스키 그리고 여름엔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사진전이 열렸다. 또 2주 전부터 ‘랄프깁슨 사진미술관’이라는 사진전용 전시장이 부산에 등장해 깁슨의 흑백사진 ‘블랙 3부작’이 전시 중이다.  
 
모두 거리사진에 뿌리를 둔 파인 아트(Fine Art) 사진의 대가들이기에 반갑기도 하지만 거리사진에 대한 한국인들의 문화를 떠올리면 안타까운 마음이 앞서게 된다.
 
거리사진은 거리 위 군상들의 꾸밈없는 표정과 몸짓을 담아낸 것으로 순간의 기록을 넘어 예술의 영역이다. 또 전 지구적으로 가장 사랑받는 사진 장르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는 ‘초상권 보호’라는 의식이 팽배해 카메라를 들고 거리를 쏘다니면 부지불식중 현행범 취급받기 딱이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한국의 거리사진은 전형적으로 ‘가로수,장독대,돌담’만 등장한다는 말이 나온다. 또 어쩌다 한국 사진가들의 거리사진전이 열린다 해서 찾아보면 거의 외국에서 촬영한 사진들이다.
 
미국과 영국 등 헌법으로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나라에서는 공공장소(public realm)에서의 사진 촬영을 숨 쉬는 권리와 동등한 것으로 해석한다. 창작과 예술의 자유가 초상권 보호보다 상위 개념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헌법도 당연히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다. 하지만 법보다 감성문화가 앞서서인지 공적 공간에서의 사진 촬영을 못 된 몰카 취급하는 매몰찬 시선이 존재하고 거리 사진은 그 싹부터 사라지고 있다.
 


문제의 해법은 사진가들이 연대해 헌법소원을 통해서라도 싸워야 하는 데 아직 그런 소식은 없다. 다만 세계적인 거장들의 전시회를 통해 거리사진에 대한 열린 마음과 이해가 생겨나지 않을까 하는 작은 기대를 해본다.  
 
영화, 드라마, 음악 등 모든 예술영역에서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과거와는 다르다. 1.5세 한인들도 여기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래서 세계적인 한인 거리사진가의 출현도 머지않았다고 믿는다. 보도사진이긴 하지만 강형원, 김경훈 등 이미 퓰리처상을 수상한 한인 사진기자도 2명이나 있지 않은가.

이정필 / 거리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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