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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에 인종차별까지…개혁 시급한 '부패 권력'

긴급 진단: 위기의 LA시의회
잇단 비리 스캔들로 불신 커져
비야 전 시장 "무너지는 정치"
"30~40년대 후 최악의 부패"
'권력 카르텔' 없앨 변화 필요

11월 선거를 앞두고 축제 분위기여야 할 LA 시의회가 부패와 불신으로 사실상 ‘심정지 상태’에 들어갔다.  
 
정책 토론과 시민 의견을 들어야 할 넓은 본회의장은 온갖 항의와 절규만 넘치고 있다.  
 
누리 마르티네즈, 케빈 드레온, 길 세디요 세 명 시의원의 인종 차별적 발언 녹취가 공개되면서 지역 정치권에 대한 절망감이 넘치는 형국이다.  
 
그러나 LA 시의회의 스캔들은 끊임없이 발생했고 매번 제기됐던 ‘물갈이’나 ‘일소’ 여론은 그냥 분위기로 그쳤다. 뿌리 깊은 지역 부패 권력의 특징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가장 최근 그 정곡을 보여준 케이스는 바로 호세 후이자 전 의원.  
 
후이자는 2020년 중국 건설업자로부터 150만 달러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연방 검찰의 수사를 받았다. 다운타운의 대규모 건설 공사 승인 대가였다. 일부 한인도 연루된 이 사건은 해를 넘겨 진행됐으며 지난 12일 후이자의 형인 살바도르 후이자가 뇌물을 받아 돈을 동생 후이자에게 전달한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재판 과정에서 후이자는 위증 혐의도 인정됐다.  
 
당시 후이자의 사무실에 대한 연방수사국(FBI)의 압수수색으로 뒤숭숭하던 LA에 또 다른 충격을 준 것은 마크 리들리-토머스 시의원이었다. 카운티 수퍼바이저를 지내면서 사우스 LA의 거물이 된 그는 정부 계약 수주를 대가로 USC로부터 10만 달러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공범인 USC 매릴린 플린 전 학장이 유죄를 인정하면서 그의 뇌물 혐의 유죄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다.  
 
일부 지지자들과 정치 관련 단체장들은 드러난 혐의들이 ‘빙산의 일각’일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역, 인종, 출신 커뮤니니, 혈연 등에 뿌리는 둔 소위 ‘권력 카르텔’의 산물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인사회와도 가까웠던 안토니오 비야라이고사 전 LA시장은 잇단 부패 스캔들에 대해 “시정부 자체가 무너지고 있는 것 같다. 시민들은 이제 시청이 자신들을 대변한다는 생각을 못 할 것 같다”고 진단했다.  
 
LA카운티 수퍼바이저를 지낸 제브 야로슬래브스키는 이번 사태를 두고 “1930~40년대 이후로 이토록 시정부가 부패의 늪에 빠진 적이 없었다”며 “시정 시스템이 심각하게 결함을 가진 것이며 이를 누구도 고치려 하지 않았다는 점을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직 누가 어떤 의도로 시의원들의 사적인 대화를 녹음하고 공개했는지 확인할 수 없다. 하지만 최소한 시정의 책임자들이 가진 권력 이해 구도와 철학을 보여줬다는 대목에서 변화가 시급하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는 것이 주민들의 지적이다. 이번 중간 선거가 부패 일소의 시작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LA시의회는  
 
막강한 재정과 권한을 갖고 있다. 국내 2번째 큰 도시로 400만 명에 육박하는 인구에 전 세계 수많은 기업이 들어와 경제 활동을 하고 있다.
 
15개 선거구로 이뤄지며 현재 14명이 민주당, 1석(6지구)이 공석, 한 명(존 이)은 무소속이다. 4년 임기로 홀수와 짝수 지역구가 2년을 번갈아 선출된다. 지역구에 배당되는 수억 달러의 예산 편성(올해 시 전체 예산은 118억 달러)에 가장 큰 목소리를 내며 각종 인허가를 담당하는 커미션과 커미티 등에 인사를 추천해 영향력을 행사한다.
 
라틴계 출신이 6~7명으로 다수를 구성하며 백인, 흑인 순이다. 아시안은 니디아 라만과 존 이 시의원 두 명이다. 관내 라틴계 인구가 47%(2020년 현재)로 가장 많고 아시안이 11.7%, 흑인이 8.3%다. 

최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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