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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캐나다 대형 철도사 합병, 시카고에 재앙"

민주당 정치인들, 합병 승인 연기 요구

케네디언 퍼시픽 화물열차 [케네디안 퍼시픽 페이스북]

케네디언 퍼시픽 화물열차 [케네디안 퍼시픽 페이스북]

미국 철도교통 중심지인 시카고와 일리노이 주를 지역구로 하는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이 캐나다 철도회사 '캐네디언 퍼시픽'(CP)과 미국 철도회사 '캔자스 시티 서던'(KCS)의 합병에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딕 더빈 민주당 상원 원내총무는 지난 4일 시카고에서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과 함께 회견을 열고 "미국 육상교통위원회(STB)가 두 거대 화물 철도 회사의 합병을 충분한 검증없이 승인할 경우 시카고 지역에 재앙이 닥칠 수 있다"며 절차 연기를 요구했다.
 
더빈 의원은 CP와 KCS가 합병되면 시카고 지역에 수백 칸씩 되는 긴 화물열차가 더 많이 오가게 되고 이는 환경에 해가 될 뿐 아니라 교통체증까지 유발하게 된다며 "이로 인해 사건, 사고 발생 시 구조요원들이 제한된 시간 안에 현장 출동하는 것이 어려워져 생명을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철도는 우리 삶과 경제에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이로 인해 영향받게 될 일들을 고려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시카고 트리뷴은 "더빈 의원의 발언은 STB가 CP-KCS 합병에 관한 6일간의 공청회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며 "이번 합병은 일리노이, 아이오와, 미주리, 텍사스 등에 주요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해당 주의 지방자치단체들은 합병이 불러올 문제들에 대한 자체 조사를 벌이고 있다"면서 합병이 당초 계약 조건대로 진행될 수 있을 지 아직 미지수라고 부연했다.
 
CP와 KCS는 작년 9월 270억 달러 규모의 합병 계약을 체결하고 STB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더빈 의원을 포함한 선출직 공무원들은 STB에 "시카고 지역이 자체 환경 영향 평가를 수행해 결과를 얻을 때까지 승인 여부에 관한 결정을 미뤄달라"고 요청했다.
 
더빈 의원은 "STB가 충분한 정보 없이 성급한 결정을 내릴까 봐 걱정"이라며 "이번 합병이 시카고 지역에 불러올 문제점들과 경제 및 환경적 영향을 철저히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합병으로 시카고 지역을 통과하는 캐나다발 화물열차가 하루 3대에서 최대 18대까지 늘어날 수 있다"면서 "합병이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시카고 대도시권 서쪽에 철도 시설을 건설하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CP 대변인은 "이번 합병으로 캐나다, 미국, 멕시코를 잇는 화물 철도망을 갖게 된다"며 "북미 전역에 뻗어 있는 두 대형 철도회사를 하나로 묶는 역사적 제안이다. 시카고를 포함한 곳곳에 효율적인 운송 옵션을 제공할 뿐 아니라 경제적, 환경적, 공공의 이익을 창출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시카고 대도시권의 혼잡한 고속도로에서 트럭 운행을 줄여 배기가스 배출량을 낮추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더 많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시카고 도심과 교외도시를 잇는 통근열차 시스템 '메트라'(Metra) 측도 제안된 합병이 화물철도 운행량을 늘려 통근열차 운행 일정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며 대책 없는 합병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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