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오지 않는 경찰…자바가 위험하다

주말 대낮 한인 업주 피살
시장 상인들 치안공백 분노

절도범 처벌 수위 솜방망이
노숙자·방화·살인까지
“시달리다 이젠 지친 상태”

1일 대낮 대로변에서 흉기로 피살당하기 전 한인 업주 두 이(오른쪽)씨가 남녀 절도 용의자들을 상대로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왼쪽 사진) 그 후 이씨가 연석에 걸려 뒤로 넘어지고 있다.  [KTLA 캡처]

1일 대낮 대로변에서 흉기로 피살당하기 전 한인 업주 두 이(오른쪽)씨가 남녀 절도 용의자들을 상대로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왼쪽 사진) 그 후 이씨가 연석에 걸려 뒤로 넘어지고 있다. [KTLA 캡처]

지난 주말 대낮 LA다운타운 자바시장에서 한인 업주가 10대 강도들에게 피살된 사건〈본지 10월3일자 A-1면〉으로 인근 상인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인근 업주들은 치안 공백에 분노마저 드러냈다. 이들은 노숙자 급증, 좀도둑 기승, 폭력 및 살인 사건이 빈발하는 현실을 지역 정치인과 LA경찰국(LAPD)이 직시하고 치안을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바시장 불안감 고조= 지난 3일 LA다운타운의 메이플가와 올림픽 불러바드 교차로 인근 메이플센터내 붙임머리(Hair Extension) 가발 가게의 문은 굳게 닫혀 적막감마저 감돌았다. 업소 앞에는 이틀 전 무장강도에 피살당한 한인 업주 두 이(Du Lee·56)씨를 애도하는 꽃과 양초가 놓여 있었다. 주변 업소도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메이플센터 인근에서 선글라스와 모자를 파는 업주 시저 오캄포는 “소소한 절도 피해는 우리 가게에서도 자주 일어나고 있다”며 “하지만 지척에서 강도 살인 사건이 벌어졌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드레스 도매업을 하는 케티 김씨는 “순찰하는 경비원들이 있어서 안전하다고 생각했는데 충격적”이라며 “잦은 강도 사건으로 걱정된다. 경비를 더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일 오후 1시 15분 붙임머리 가발 가게에는 무장강도 2명이 침입해 물건을 훔쳐 달아났다. 당시 업주 이씨는 달아나는 강도를 붙잡으러 갔다가 몸싸움을 벌였고, 강도 용의자 1명이 휘두른 흉기에 목숨을 잃었다.
 
LAPD는 달아난 용의자 2명을 체포했고 라틴계 17세 남녀라고 밝혔다.
 
강·절도 방관만 하나=자바시장 업소들에 따르면 손님인 척 가게에 들어와 물건을 훔치는 ‘들치기(shoplifting)’는 일상이라고 한다. 훔친 물건 액수가 950달러 미만인 절도범은 경범죄로 다루는 주민발의안47이 통과된 것이 원인 중 하나라고 업주들은 지적했다.
 
자바시장에서 경비 일을 20년째 한 김모씨는 “절도범이 옷 한두 벌을 훔쳐도 바라만 볼 수밖에 없다”며 “경찰에 신고해도 오지 않는다. 설사 경찰이 와도 피해액이 작다며 잡아가지도 않는다”고 현실을 전했다. 실제로 이씨 사건 목격자들에 따르면 신고 후 경찰이 현장에 도착하기까지 30분이 걸렸다.
 
김씨는 이씨 피살 사건도 결국 치안 공백이 빚은 비극이라고 봤다.  
 
그는 “자바시장 인근 노숙자가 늘면서 크고 작은 문제들이 계속되고 좀도둑까지 많아지니 시장 상인들은 시달리다가 지친 상태”라며 “최근에는 총격 등 살인사건도 잦아져 경비원들도 위협을 느낀다”고 전했다.
 
실제 자바시장에서 사건·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27일 9가와 샌훌리안 스트리트에서는 총격 사건이 발생해 20대 남성이 사망하고 여성 1명이 다쳤다. 지난 7월 10번 프리웨이 인근 이스트18가 한 상업용 건물에서는 납치·구금 신고가 접수됐고, 현장을 에워싼 경찰이 10명 이상을 구금했다.
 
지난 6월에는 자바시장에서 두 남성이 언쟁을 벌이던 중 총격이 발생해 1명이 사망하고 나머지 1명은 도주했다. 지난 2월에는 피코 불러바드와 미를 스트리트 코너 상업용 건물에서 불이 나 한인 업소 두 곳이 전소했다. 방화로 추정되는 불로 입점한 한인 업소 5곳이 피해를 봤다.
 
강·절도 맞서는 건 금물=한인의류 도매상이 밀집한 샌피드로 패션마트 등 의류 상가 관리업체는 경비를 강화하고 있다. 패션마트 관리사무소 측은 “낮시간엔 경비원 6명이 상주하는 등 24시간 경비에 나서고 있다”며 “절도 피해가 발생하면 경찰에 신고부터 하라고 한다. 평소 가게 문단속 등도 강조한다”고 밝혔다.
 
반면 일반 손님이 무작위로 드나들 수 있는 개방형 소매점은 상대적으로 경비에 취약하다. 숨진 이씨 가게도 소매점으로 알려졌다.
 
한인의류협회 리처드 조 회장은 “누구나 찾을 수 있는 소매점은 ‘예방’에 더 신경 써야 한다. 방범 카메라 설치 경고판 등을 눈에 띄게 부착해 ‘지켜보고 있다’는 분위기도 조성할 필요가 있다”면서 “무엇보다 손님과 갈등이 빚어졌을 때는 절대 감정적으로 대응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업주들은 LA 시정부와 LAPD에 치안 강화를 호소했다. 메이플센터 인근에서 장사하는 오캄포는 “순찰하는 경찰도 별로 없어서 두렵다. 이씨 사건은 누구에게라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옷가게 ‘씨모드’의 업주 브라이언 장씨는 “치안이 무너져 문제”라며 “정부가 나서서 손님, 업주 모두를 보호해 줘야 한다. 강도들은 무기를 가지고 다니고 업주들은 무기가 없어 자기 방어조차 힘들다”고 말했다.
 
한편 LAPD 드레이크 메디슨 공보관은 “비즈니스보다는 생명이 최우선”이라며 “강도가 들었을 경우 강도가 원하는 대로 들어주고 저항하거나 맞서 싸우지 말라”고 당부했다.

김형재·김예진 기자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