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폭락 한국 쌀, 미국 시장 노린다
재고 급증에 판로 개척 시급
가주는 생산 줄고 가격 급등
지자체마다 수출 논의 나서
특히 지난주 나흘 동안 열린 LA 한인축제 ‘농수산 엑스포’에 한국 지자체가 대거 참여해 전남, 경북, 전북, 강원도 등이 미주지역 농수산식품 수출 판로 개척을 위해 MOU(양해각서)를 체결하며 쌀수출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한국 지자체 관계자는 “한국은 과잉 쌀생산으로 가격이 폭락하고 재고가 늘어 미주지역 농수산식품 수출과 함께 쌀 수출을 늘리는 방안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가주의 폭염과 극심한 가뭄으로 쌀 가격이 급등한 반면 한국에서는 쌀의 과잉공급으로 가격이 폭락하면서 쌀의 수출 길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가뭄으로 가주산 쌀 수확량이 대폭 감소하면서 한인타운에서 판매하는 백미는 2배에서 최대 3배까지 올라 20파운드 기준 17.99~21.99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가주산 쌀 가격의 고공행진으로 시온마켓이 한국에서 직접 수입하는 만세보령 프리미엄 황진쌀은 20파운드에 29.99달러이지만 23.99달러에 할인 판매하며 가주산 쌀과 가격 격차가 거의 없다.
제이 방 시온마켓 버몬점 점장은 “황진쌀은 파운드당 1달러 정도로 판매량은 3개월 전과 비교하면 20~40% 정도 올랐다”며 “가주산 쌀과 가격 차이가 좁혀지면서 숏그레인인 한국산 쌀을 구입하는 고객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남체인도 경남 가바쌀 5분도 4kg을 할인해 19.99달러에 판매 중이다. 가주산 쌀 가격이 오르면서 가격 차가 좁혀진 데다 건강과 숏그레인 쌀밥 맛을 찾는 마니아층으로 판매가 늘고 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한국산 최고 프리미엄 쌀인 골든퀸, 삼광, 참드림 등을 주문 즉시 정미해 온라인 배송을 하는 김씨마켓(대표 라이언 김)은 한국산 쌀은 강원도 오대쌀 같은 조생종 경우 벌써 수확을 시작했고 대부분의 품종은 10월 초순 중순경으로 쌀 가격은 그때 더 정확히 알 수 있지만 하락 추세로 10~15% 정도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라이언 김 대표는 “미국산 쌀 가격과 한국산 쌀 가격 차이가 크게 좁혀졌으나 한국과 미국간 물류비 또한 높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한국산 쌀 가격을 마냥 낮출 수 없는 건 사실”이라며 “지금 수확할 햅쌀이 11월 초·중순에 도착하면 쌀가격을 하락해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T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LA지사(지사장 김민호)에 따르면 미국은 한국산 쌀 수출량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최대 수입국이다.
2021~2022년 상반기 대미 쌀 수출 규모는 2021년 270톤에서 2022년 329톤으로 21.9% 증가했다. 〈표 참조〉 2022년 국가별 쌀 수출실적을 보면 1위는 미국(167만 달러), 호주(116만 달러), 싱가포르(26만 달러), 베트남(23만 달러) 순이다.
현재 한국은 벼수확을 앞두고 45년 만에 쌀값 폭락으로 농가에 시름이 쌓여가고 있다.
한국 정부가 2월, 5월, 7월 세 차례 걸쳐 37만톤을 비축미로 사들였지만, 과잉 수확량을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다.
마켓 관계자는 “한국에서 쌓여가는 품질 좋은 한국 쌀을 미주지역으로 공급하면 한인들이 건강은 물론 그리운 한국의 밥맛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산 프리미엄 쌀을 찾는 고객들 대부분은 가격보다 품질을 신뢰하기 때문에 향후 한국산 쌀 소비량은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사진=이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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