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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투펫팸] 고양이도 변비에 시달린다

최근 들어 구토가 잦아지고 식욕이 예전 같지 않은 고양이가 동물병원을 찾았다. 방사선 촬영을 해보니 결장(colon)에 변이 가득 찼다. 혈액검사도 정상이었고 복부 초음파에서 위와 소장, 췌장 등의 이상소견은 없었다. 고양이에게 흔히 찾아오는 ‘고양이 변비’로 진단됐다.  
 
변비 증상으로 동물병원을 찾는 고양이들이 꽤 많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변이 대장 내 오래 있다 보면 수분이 줄어들어 더 단단해진다. 복부를 만져보았을 때 딱딱하고 굳어있는 변이 손끝에 느껴지는 고양이도 있다. 일반적으로 고양이들은 하루에 한 번 이상 배변을 한다. 보호자들은 고양이가 평소와 다르게 모래 화장실에 오래 머무르지만 변을 보지 못할 때 변비를 의심한다. 어떤 경우 통증을 호소하며 우는 소리를 내기도 한다.  
 
변비가 발생하는 원인은 다양하다. 일단 가장 흔한 원인은 수분 부족이다. 건식사료를 주식으로 한다면 수분부족으로 이어지기 쉽다. 게다가 고양이는 물 마시기도 까다롭다. 강아지같이 그릇에 떠놓은 물을 선호하지 않는다. 분수 형태로 물이 졸졸 나오는 것을 좋아하고 수도꼭지를 꼭 틀어주어야 그 물을 받아먹는 고양이도 있다. 어떤 고양이는 변기에 얼굴을 집어넣어 그 물을 마시는 경우도 있다. 결국 집에 선호하는 급수 형태가 없다면 물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할 수 있다. 또한 건식사료가 아니라 뼈 같은 부산물을 자주 먹이는 경우도 변비를 유발하기 쉽다. 고양이는 그루밍하는데 하루 반나절을 소비한다. 평소 보호자의 빗질이 부족해 그루밍으로 입속에 들어가는 털이 많다면 장내 다량의 헤어볼이 변비를 유발할 수도 있다.
 
여러 환경적 요인도 변비의 원인이 된다. 화장실이 자주 청소되지 않아 너무 더럽다면 배변을 참고 화장실 가는 횟수를 줄일 수 있다. 화장실 청결은 고양이 변비를 예방하는 첫째 방책이다. 또한 고양이는 스트레스에 취약하다. 예민한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에서 교감신경계 작용으로 장 운동성이 줄어들면서 변비가 발생하는 것처럼 고양이도 마찬가지다. 다른 반려동물이 새로 들어왔거나 가족의 일원이 기숙사로 가버려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사를 하여서 새집에 쉽게 적응하지 못해서 변비에 걸리는 수도 있다. 가족여행으로 반려동물 호텔에 맡겨진 경우 아예 배변 활동을 참는 경우도 허다하다.
 


질병에 의해서 변비가 생기기도 한다. 노령묘인 경우 관절염으로 인해 배변 자세를 잡기 어렵다면 배변횟수를 줄이게 된다. 사람도 치질이 있는 경우 배변을 하기 힘들다. 고양이도 항문낭 염증을 가진 경우나 직장에 문제가 생긴 경우 그러하다. 척추 디스크 문제로 신경이 손상된 경우나 골반 골절이 있는 경우도 정상적인 배변을 힘들게 만든다. 고양이의 특발성 거대결장은 만성 변비나 특별한 이유 없이배변 기능이 소실되고 결장이 변으로 가득 찬 채 늘어난 상태를 말한다. 약물로 해결되지 않는다면 결장 일부를 제거하는 수술로 치료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떤 해결책이 있을까. 질병에 의한 것이라면 일단 치료가 우선이다. 스트레스가 원인이라면 스트레스 요인을 찾아내 하나씩 제거해줘도 변비는 점차 좋아진다. 수분섭취 부족으로 변비가 발생했다면 건식사료와 습식사료를 번갈아 주거나, 물분수를 바꾸어주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만성적인 변비로 고생하는 사람의 경우 ‘윗몸일으키기’와 같은 복압증가 운동을 규칙적으로 해 배변 반사를 유도하기도 한다. 고양이에게 그 운동을 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주기적으로 복부 마사지를 해주는 게 대안이 될 수 있다. 만성 변비로 고생하는 고양이의 경우 식이섬유와 유산균을 정기적으로 먹여도 좋다.

정소영 / 종교문화부 부장·한국 수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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