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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광장] 존 스타인벡 기념관에 가다

 캘리포니아주 중부의 살리나스는 농업을 중심으로 발전해온 도시다. 인구 약 15만 명의 작은 도시지만 ‘미국의 샐러드 보울(Americas Salad Bowl)’ 이란 별명을 가질 정도로 채소를 재배하는 농장이 많다. 캘리포니아주의 농업 생산량은 텍사스주의 2배 이상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작가 존 스타인벡(1902--1968)은 살리나스에서 태어나 자라고, 글을 썼다. 공무원인 아버지와 교사인 어머니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책을 많이 읽고 글쓰기를 좋아했다. 집 가까이에 있는 스탠퍼드대학 영문학과에 입학했으나 경제 사정으로 중퇴하고 뉴욕으로 가 기자(1925--1926) 생활을 했다. 기사에 주관적인 내용이 많이 포함된다는 이유로 2년만에 해고된 후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다. 이곳에서 그는 여러 가지 일을 하며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살리나스에 있는 기념관에는 그의 삶과 작품 활동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연보가 사진과 함께 전시되어 있다. 가장 눈에 잘 띄는 곳에 가장 큰 글씨로 “나는 내가 항상 숨을 쉬는 것처럼 글을 썼다” 라고 적혀있는 것을 보면 그가 얼마나 열심히 글을 쓰며 노력했는지 알 수 있다.
 
처음에는 몇 권의 작품을 발표했으나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1937년 ‘생쥐와 인간(Mice and Men)’을 발표하면서 인정받기 시작했다. 이 작품을 자신이 직접 시나리오 작업을 해 만든 영화로 희곡 비평가상까지 받았다. 1939년에 발표한 ‘분노의 포도 (The Grapes of Wrath)’ 가 첫해 50만 부가 팔리고 다음 해 퓰리처상까지 받으며 미국을 대표하는 소설가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그 후에도 여러 작품을 발표했으나 가장 잘 알려진 작품은 ‘에덴의 동쪽’ 이다. 1952년에 발표한 이 소설은 성서의 카인과 아벨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해서, 살리나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대서사시이다. 우리에게는 그의 소설로 만든 영화 ‘에덴의 동쪽’이 더 많이 알려져 있다. 무명이었던 재임스 딘은 이 영화로 세계적인 스타가 되기도 했다.    
 
스타인벡은 1962년 노벨 문학상을 받으면서 세계적인 작가로 우뚝 섰다. 헤밍웨이에 비해 너무 과소 평가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평론가들이 많다는 사실은 그가 훌륭한 작가임을 입증한다. 살리나스시와 주민들은 그를 기념하기 위해 1998년 시내 가운데 ‘국립 존 스타인벡 기념관’을 개관했다. 그리 크지는 않지만 깨끗하게 잘 만들어진 기념관에 들어서면 오른쪽에 작은 극장이 있어 그의 일생을 조망해 볼 수 있는 영화가 상영된다. 영화를 본 후 왼쪽 방에 들어서면 그의 일생과 작품들을 설명하는 기록물들이 사진과 함께 잘 전시되어 있다. 전시물들은 이 위대한 작가를 우리의 기억 속에 생생하게 살아 숨 쉬게 해준다.
 
 살리나스는 LA에서 북쪽으로 300여 마일 거리에 있다. 생활에 변화를 주고 싶을 때, 새로운 생각을 하고 싶을 때, 외부로부터의 어떤 도움이 필요하다고 느껴질 때, 이 거장이 살았던 곳을 방문해 그의 숨결을 느끼며 자신의 소리를 들어보는 것도 방법이 될 것이다. LA에서 그리 멀지 않는 곳에서 스타인벡의 삶과 작품을 들여다볼 수 있는 것은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여러 가지 행복 중의 하나다.  

최성규 / 베스트 영어 훈련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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