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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고, 더럽고, 덥고…버스 이용객 불만 고조

승객 여론조사 ‘낙제점’
44% 운행 시간 안 지켜
정류장 절반 ‘악취 진동’

LA 도심 일부 버스정류장에 설치된 버스 이용자 편의 장치들이 고장난 채 방치된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사진 오른쪽의 버튼은 다음 버스 도착시각을 알려주는 장치지만 작동이 안 되고 있다.  김상진 기자

LA 도심 일부 버스정류장에 설치된 버스 이용자 편의 장치들이 고장난 채 방치된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사진 오른쪽의 버튼은 다음 버스 도착시각을 알려주는 장치지만 작동이 안 되고 있다. 김상진 기자

LA카운티 메트로 버스 시스템이 엉망인 것으로 조사됐다. 설문조사 결과 이용자 절반가량이 서비스에 큰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영리 교통 내부기반 옹호단체 ‘인베스팅 인 플레이스’(IIP)가 20일 공개한 조사에 따르면 정류장 중 절반가량이 운행 시간을 지키지 않았다. 또 절반가량은 쓰레기와 오물로 뒤덮여 있었고, 4분의 1 이상이 그늘막도 설치돼 있지 않았다고 했다.
 
IIP는 성명을 통해 “대중교통에 의존하는 저소득층 버스 승객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조사”라며 “그들의 경험은 버스 지연, 더러운 환경, 그늘막 부족, 신뢰할 수 없는 서비스였다”고 지적했다.
 
IIP 제시카 미니 국장은 “LA 메트로가 팬데믹 동안 버스 서비스를 줄였는데 아직도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 메트로는 버스 서비스를 확대하고 가장 많이 이용하는 노선을 목표로 새 버스 서비스인 ‘넥스트젠 버스 플랜’(NBP)을 선보였다. 10분마다 버스가 정류장에 도착한다는 목표였지만 실패로 끝났다. 이에 메트로는 NBP 2단계 계획을 지난 6월 27일 출범해 수십 개 노선에서 배차시간 간격을 줄였다.  
 
IIP는 메트로 이사회 3분의 1을 임명하는 LA시의회가 버스 승객들의 반응을 직접 들을 필요가 있어 이번 설문조사를 했다고 설명했다. 미니 국장은 “실제 버스 승객들의 말을 들어야 그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IIP는 사우스LA, 센트럴LA, 이스트LA, 샌퍼난도 밸리를 운행하는 6개의 메트로 버스 노선에서 정기적으로 버스를 타는 승객 58명을 모집했다. 이들은 버스 서비스에 대해 128개 건의사항, 각 승객 코멘트 244개를 수집했다. 조사는 2021년 11~12월 실시됐다.
 
다음은 설문조사 결과 주요 내용이다.
 
▶응답자 44%는 버스가 제시간에 도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지즈라는 이름의 승객은 버스 4대가 연달아 나타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인근 건물에서 그늘을 찾는 50명의 다른 승객들과 함께 더운 날 동쪽으로 향하는 18호선 버스를 57분 동안 기다렸다. 사우스LA 승객들은 108번을 두고 “항상 늦는 108”이라고 부른다.  
 
▶보고서에 따르면 승객 50%의 환승 시간이 20분 이상이었다. 두 번 환승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들의 대기시간은 더욱 길어진다.  
 
▶절반가량은 버스 정류장이 더러웠다고 답했다. 설문을 작성한 사브리나는 버스 정류장에서 “끔찍한 냄새가 난다”고 불평했다. 알고 보니 하수도가 새고 있었다. 사브리나는 악취를 피하기 위해 다른 정류장에서 내렸다.
 
▶버스 정류장 중 65곳은 그늘이 부족했다. 29곳은 앉을 벤치가 없었다. 57개 정거장에만 그늘이 있었다.
 
한편, 이날 보고서를 전달받은 LA시의회는 도시 전역에 3000개 환승 정류장 셸터와 450개 그늘 구조물 추가 건설 계약을 즉각 승인했다.

원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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