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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멕시코 맥주와 불법이민의 상관관계

코로나, 모델로, 도스에퀴스 맥주는 한인들도 많이 즐기는 맥주다. TV와 신문광고를 통해 우리에게도 친숙하다. 그러나 이 맥주가 멕시코산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멕시코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멕시코의 맥주 수출 규모는 50억 달러이며, 이중 94%가 미국으로 수출됐다.
 
그러나 앞으로 코로나 맥주를 마시기 어려워질지도 모른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 멕시코 대통령은 지난 8월부터 멕시코 주류업체들에 맥주 생산 중단을 요청했다. 가뭄으로 인한 수자원 부족 때문이다. 하이네켄, AB인베브, 컨스털레이션브랜즈 맥주 양조시설이 있는 멕시코 북부 지역은 몇 년째 최악의 가뭄이 찾아왔다. 현지 언론인 켄트 페터슨의 기고에 따르면 후아레스 시를 비롯해 치와와주 지역은 주민들이 쓸 우물조차 말라버렸고, 멕시코 내 70% 이상의 지역이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다른 산업용수도 부족할 뿐만 아니라 당장 주민생활에 쓸 물조차 없는 상태다.
 
이러한 상황은 현재 캘리포니아 등 미국 서부를 덮치고 있는 가뭄과 연관돼 있다. 4년째 계속된 가뭄은 산불 등의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어서,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최근 ‘물을 아껴 씁시다’라는 캠페인까지 벌이고 있다. 이러한 가뭄은 최근 기후변화 때문이라는 것이 과학자들의 분석이다.
 
현지 언론인 마누엘 오티즈에 따르면 멕시코의 수자원 부족 문제는 다른 이유도 있다. 멕시코 북부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의 생산공장(일명 maquiladoras)들 때문이다. 환경 규제가 심한 본국을 떠나 자유로운 멕시코로 온 선진국 공장들이 산업폐수와 폐기물을 방류하고, 그런 상황이 몇 년 지나면서 수자원 오염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현지 강에는 ‘독극물이 들어있는 강에 들어가지 마시오 (Toxic River. Do Not Enter)’라는 표지판이 붙어 있다. 이런 폐수가 인근 캘리포니아 남부까지 흘러가면서, 미국과 멕시코의 환경분쟁마저 일어나는 처지다.
 
미국 등 선진국의 환경오염으로 인한 기후변화가 북미와 남미 서쪽에 가뭄을 일으키고, 그런 가뭄 때문에 맥주 공장이 문을 닫아 멕시코 현지인이 실직하고, 마실 물도 없는 현지인들은 그곳을 떠나 밀입국, 불법이민을 시도하는 것이 미국-멕시코 국경의 현실이다.
 
최근 텍사스주의 그렉 애봇 주지사는 멕시코 국경을 넘어온 불법체류자를 버스나 비행기에 태워 워싱턴DC나 일리노이주 등으로 보내고 있다. 매일같이 불법체류자를 상대하는 자기네 주의 어려움을 다른 주 정치인들도 겪어보라는 의미다. 그러나 이런 정치인들이 속해있는 당은 바이든 행정부의 기후변화 대책 및 환경보호법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모순을 보인다.
 
우리는 코로나 맥주를 마시며 그것을 만드는 멕시코인들에 대해서는 생각해본 적이 없다. 멕시코 하면 영화 속 마약 카르텔과 액션영화 등을 떠올릴 뿐이다. 그러나 우리가 먹고 마시는 상품 하나하나가 타국과 전 세계 기후에 대해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한번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커다란 미국에 살고 있지만 고립돼 있지 않다. 감정적 대응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올해 11월에 열리는 중간선거에서 한인 여러분들이 내 동네, 내 나라뿐만 아니라 타국에까지 영향을 끼치는 외교, 이민, 기후 정책을 살펴보고 투표해보길 권한다.

이종원 /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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