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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앤 테크놀로지] 뉴욕의 현대미술 시즌: 종이가 사라진 갤러리

8월은 휴가 기간을 갤러리 및 미술관들이 다음 전시를 준비하며 호흡을 고르는 기간이다. 뉴욕의 사교계 행사들이 늘 그렇듯이 노동절을 지나고 뉴욕패션위크 및 아모리쇼 등으로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한다. 퀸즈 플러싱 아더 애셔 테니스장에서 열리는 US오픈 테니스 경기의 결승전 등도 이 기간과 맞물리도록 기획되어 있다. 2020년부터의 팬데믹은 많은 전문가가 예측한 대로 2년이 흐른 2022년 하반기가 되니 헤드라인 뉴스에서 사라지고 통제가 가능한 수준이 되었다. 2022년 가을의 많은 행사는 온라인과 실제 행사가 병행되기도 하고 소규모이지만 직접 만나게 되었다.  
 
2022년 9월 초에 열린 프리즈 서울의 인기가 드높았고 따라서 많은 미술계 인사들은 처음 서울에서 열리는 미술 행사에 참여하고자 서울을 방문하였다. 따라서 뉴욕시에서 열린 아모리쇼에서는 일부 홍콩, 일본 등지의 갤러리가 참석하였지만 대부분 미국의 여타 지역 및 남미, 유럽 등지의 갤러리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마치 백화점에서 여러 브랜드 상품이 진열되어 있듯이 갤러리들은 아모리쇼에 선보이고 싶은 작가들과 피카소 등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함께 가지고 왔다. 수백 달러짜리 작품부터 수천 달러, 수십만 달러 작품이 공존하는 것이 아트페어이다. 같은 시기 뉴욕시 이스트리버의 피어36에서 열린 페이퍼 온 아트(Paper on Art) 페어는 주로 수백 달러, 수천 달러 정도의 가격으로 구성된 페이퍼 중심의 현대미술, 현대 사진, 판화 등이 주종을 이루었다. 9월 중순부터는 연이어 경매회사 중심으로 아시아 위크가 시작된다. 크리스티, 소더비, 필립스 등의 경매회사는 9월 14일부터 9월 29일까지 전통 및 근현대 아시아 미술품을 전시하고 경매하게 된다.
 
한국 작가들의 약진은 아트페어에서도 드러난다. 많은 작가는아니지만, 해외 갤러리에 소속된 한국 작가들의 작품이 여기저기 보였다. 많은 한국 갤러리들은 프리즈 서울 혹은 키아프 서울에 참석하고 뉴욕의 아모리쇼에 오지 않았지만 부산의 조현화랑은 큰 부스를 마련하여 한국 추상화 작품을 전시하였다. 르만 모핀 갤러리는 소속 작가 서도호의 개인전을 9월 내내 보여주고 있고 맨해튼 콜럼버스 서클 근처의 존제이 칼리지 쉬바 갤러리에서는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시작된 항쟁의 모습을 답은 광주 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9~10월 두 달간 전시한다.  
 


테크놀로지의 약진은 아모리쇼에 전시된 각종 비디오 아트와 인터랙티브 스크린 미술 등에서 확연히 드러났다. 많은 사진 작품들은 초현실주의를 되돌리는 듯한 상상의 모습을 재현한 사진들이 있었다. 비디오아트는 클라우드 드라이브를 통한 파일 다운로드, 메모리 카드에 담은 동영상 파일 등의 형태로 ‘소유’하게 되는데 5000~6000달러 정도의 가격대로 구매 가능한 비디오 작품이 몇몇 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체험하게 되는 것은 종이에 인쇄된 작가 정보 및 가격 리스트, 갤러리 소개서 등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QR코드는 어느 곳에서나 접속 가능하여 갤러리 혹은 작가의 웹사이트를 전시장에서 휴대기기로 검색하면서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심지어는 작품 제목 등도 벽면 안내 스티커 없이 작품만 걸려있는 경우도 많았다. 팬데믹으로 시작된 온라인 전시는 또 다른 프로그램의 일부가 되어 아모리쇼에 직접 오지 않고도 작품 거래는 활발하였다고 한다. 다가오는 아시아 위크 경매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한다.  
 
이처럼 테크놀로지의 약진으로 언제, 어디서나 정보를 접하게 된 환경에서 갤러리나 아트페어를 직접 찾아오는 사람들은 숫자가 줄어든 것 같다. 하지만 ‘실제’가 무엇인지 한 번도 경험하지 않고 디지털화된 재생된 경험을 하는 것은 역부족이다. 그러기에 아모리쇼와 아트온페이퍼 등에는 자수, 직조, 세라믹 등의 손으로 천천히 만드는 작품들의 우세함도 눈에 띄었다. 이런 의미에서 아시아 위크에 경매장의 전시장을 찾아가 보기를적극적으로 추천한다. 경매 보조원에게 청동, 도자기, 옥, 석조물 등을 안팎으로 보여달라고 요청할 수도 있다. 이 모든 작품은 디지털 이미지 파일이 아니고 누군가의 손을 거친 조형물임을 느껴보아야 한다.

변경희 / 뉴욕주립대 교수·미술사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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