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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바람의 집

바람은 붓으로
 
배롱나무 흔들고
 
익어가는 감나무
 
가을의 빛을 토한다
 


 
 
봉선화  터질듯한 씨앗 주머니
 
주황색 꽈리 주머니
 
망 속에 익어가는 포도알
 
새들의 계절은 깊어간다
 
 
 
나팔꽃 넝쿨 기어오르고
 
하얀 수국 탐스러운 송이는
 
사람 마다의 꿈이 매달린
 
들녘에 향기로 연인의
 
가을이 오고 있다
 
 
 
떠나야 했던 제비
 
마지막 눈 맞춤 한 마리
 
아롱지는 강남 길
 
텅 빈 하늘에
 
신기루의 남쪽 하늘 남쪽 바다
 
바람의 집 풍경 소리 들려온다.

오광운 / 시인·롱아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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