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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돈 5불' 마약 펜타닐, 학교가 위험하다

무색무취 알약 환각 효과 커
한인 학부모 관련 상담 많아
LAPD, 마약 단속국 합동수사

지난 13일 할리우드의 한 고등학교에서 약물 과다 복용으로 여학생이 사망하자 학생 보호에 경고등이 켜졌다. 15일 LA한인타운의 로버트 F. 케네디 스쿨 정문에 약물 소지 금지 경고문이 붙어 있다. 김상진 기자

지난 13일 할리우드의 한 고등학교에서 약물 과다 복용으로 여학생이 사망하자 학생 보호에 경고등이 켜졌다. 15일 LA한인타운의 로버트 F. 케네디 스쿨 정문에 약물 소지 금지 경고문이 붙어 있다. 김상진 기자

LA지역에서 청소년의 약물 복용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13일 할리우드의 번스타인 고등학교에 다니는 여학생이 인근 공원에서 산 펜타닐이 함유된 마약성 알약을 복용한 뒤 학교 화장실에서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자, LA경찰국(LAPD) 살인과와 마약단속국(DEA)까지 나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관련 제보를 당부하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LAPD 살인과 관계자는 “공원 등에서 학생들에게 마약을 공급하고 죽음까지 이르게 한 사건”이라며 “현재 청소년 약물 과다 복용 문제가 상당히 심각하기 때문에 학생이든, 누구든 관련 정보가 있다면 제보를 해달라. 익명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번스타인 고교 여학생 사망 사건은 그동안 끊임없이 계속됐던 청소년 약물 과다 복용 문제의 심각성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LA지역 마약 재활 기관인 나눔선교회(한영호 목사)측은 “최근 수년간 펜타닐이 널리 퍼지면서 청소년 약물 복용 문제는 이미 심각한 상황에 이른 상태였다”고 지적했다.
 
나눔선교회 정근택 전도사는 “자녀의 펜타닐 복용 문제 등으로 상담을 요청하는 한인 부모들도 이미 많은 상태였고 사례를 들어보면 정말 심각한 경우도 많다”며 “부모들은 자녀들이 마약을 어떻게 구하나 싶겠지만, 요즘은 단돈 5~10불만 있어도 어디서든 펜타닐을 손에 쥘 수 있는 시대”라고 말했다.
 
LA타임스도 이번 사건으로 학부모 사이에서 청소년 약물 문제의 심각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고 15일 보도했다.
 
LA통합교육구(LAUSD)의 경우 이미 청소년 약물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었다. LAUSD는 지난 6월 학부모들에게 공문을 발송, “LA카운티 내 학생들 사이에서 불법 약물, 과다 복용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며 경종을 울렸다.
 
알베르토 카발로 LAUSD 교육감은 14일 성명을 발표, “학생들의 약물 과다 복용 문제의 심각성은 그야말로 재앙이자 전염병 수준”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현재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이 청소년 사이에서 확산하고 있는 것은 값이 싸면서도 기존 마약보다 수십 배 강력한 환각 효과를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색무취에 알약 형태로 포장돼 있어 간편하게 소지할 수 있고, 청소년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는 점도 원인으로 지적된다.
 
나탈리아 루이즈(14)양은 이날 LA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고등학교에서 마약을 구입하는 것은 매우 쉬운 일”이라고 말했다.
 
체이 페이(9학년)양 역시 “중학교에서도 약물 문제가 심각한 이슈였는데 고등학교에 와보니 과다복용 문제가 더 자주 발생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미 청소년 사이에서는 마약과 관련한 은어가 수백개에 이른다.
 
본지가 법무부 마약 관련 보고서를 살펴본 결과 펜타닐과 관련해 청소년들이 사용하는 은어만 해도 ‘아파치(apache)’ ‘차이나 화이트(china white)’ ‘롤리팝(lollipop)’ ‘그레 이트 베어(great bear)’ ‘블루 돌핀(blue dolphin)’ 등 30여개가 넘는다.
 
학부모 김석민(46·LA) 씨는 “자녀와 대화를 해봤는데 그런 약물을 사고파는 아이들끼리는 이미 네트워크가 형성돼 있다고 하더라”며 “마음만 먹으면 누구든지 충분히 구할 수 있다는 말에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LAPD는 이번 사건이 발생하자 약물 거래가 이루어졌던 번스타인 고등학교 인근 렉싱턴 공원을 임시 폐쇄 조치했다.
 
카발로 교육감은 제보를 당부하면서 “많은 이들이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지 알고 있지만 두려움 때문에 섣불리 말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악순환과 위협을 끊어내려면 반드시 용기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제보: (213) 382-9470·(800) 222-8477

장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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