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러스 축제 폐막
'정치쇼'로 기능한 '반쪽짜리 한인축제'
"예전 코러스 축제와 너무 딴판이네요."
축제 현장에서 상인과 관중, 참가자들이 공통적으로 전한 목소리다. 지난 10일 개막해 이틀간 타이슨스 코너 쇼핑센터 주차장에서 열린 2022년 코러스 축제는 '홍보, 규모, 관중동원' 등 모든 면에서 역대 워싱턴한인연합회가 주최한 축제들에서 크게 후퇴했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홍보가 지나치게 부실했다는 비판은 한결같다. '코러스 축제'가 열렸다는 사실조차 몰랐던 한인들이 대부분이다. 포스터도 제작하지 않고, 특정 일간지 이외에는 광고조차 거의 내지 않았다. 홍보 웹사이트도 구축하지 않았다. 축제 개최 수개월 전부터 한인 상권에 포스터들을 부착하는 등 홍보에 열성을 보였던 역대 한인연합회의 노력을 간과한 안일한 태도였다는 비판이 터져 나오는 이유다.
축제의 내용이나 수준보다 정치인들이 참석하는 "개막식만 신경 썼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번 축제를 주관한 워싱턴 한인연합회 스티브 리 회장은 최근 공식적으로 "내년도 페어팩스 카운티 메이슨 지구 수퍼바이저 선거에 도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 경선 통과가 가장 큰 도전인 그에게 이번 축제는 '워싱턴 지역 최대 한인단체의 수장'이라는 개인적 역량을 지역 정치인들에게 과시할 수 있는 직접적인 기회였다. 정치인의 연설이 길어지며 공연이 예정됐던 한인 노인들로 구성된 공연단의 무대가 취소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공연을 기대했던 노인들은 분해 했다.
이런 가운데 워싱턴 지역 최대 한인 축제인 '코러스 축제'의 수준이 주최측인 워싱턴 한인연합회장단의 역량에 따라 갈팡질팡 좌우되지 않고 유지되려면, 반세기 전통의 로스앤젤레스 한인축제와 같이 축제만을 위한 전담기구가 조직되어야 한다는 논의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지역 카지노 업체의 후원에 의존하지 않고, 한국 지자체와 기업들의 후원을 이끌기 위해서는 한국정부의 생색내기용 '쥐꼬리 후원'도 재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코러스 축제는 명실공히 미국 수도에서 벌어지는 최대 규모 한국문화 홍보의 장이기 때문이다.
박세용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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