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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출신 변호사, 역사됐다

‘아시안 위클리’ 자넷 정 판사 보도
워싱턴주 최초 한인 여성 판사
다양한 경험이 약자 배려심 키워

지난달 25일 워싱턴주 항소법원 판사 취임식에서 자넷 정(가운데) 판사의 부모가 딸에게 법복을 입혀주고 있다. [아시안 위클리 웹사이트 캡처]

지난달 25일 워싱턴주 항소법원 판사 취임식에서 자넷 정(가운데) 판사의 부모가 딸에게 법복을 입혀주고 있다. [아시안 위클리 웹사이트 캡처]

한인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워싱턴주 항소법원 판사로 임명된 자넷 정(53) 판사의 다양한 이력이 조명받고 있다.  
 
주간지 ‘아시안 위클리’는 지난 3월 제이 인슬리 주지사가 임명한 정 판사는 파격적인 길을 걸어 온 인물이라고 1일 보도했다.
 
정 판사는 지난달 25일 취임식에서 “각자의 삶에서 진정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아는 사람은 과연 몇 명이나 될까”라며 “나는 젊은 시절 내가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정 판사의 부모는 모두 의사였고, 딸도 의사가 되길 원했지만 결국 다른 길을 걸었다.
 
정 판사는 법률가로 일하기 전 출판 사업을 했다. 이민자의 삶과 지역 사회의 행사 소식 등을 담은 간행물을 격주로 발행했다. 당시 정 판사는 편집자, 기자 등을 도맡아 직접 발로 뛰며 간행물을 만들었다.
 
정 판사는 27살에 미망인이 된 외할머니를 가장 존경한다고 밝혔다. 그의 동생 수잔은 “외할머니는 일본 강점기와 한국 전쟁 등을 겪으면서도 꿋꿋하게 일해 결국 딸을 의대에 진학시켰다”며 “언니(정 판사)는 외할머니로부터 기회를 창출하는 능력을 유산으로 받아 그것을 이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정 판사는 평소 불가능해 보이는 일이 있더라도 끝까지 도전하면 무엇이든 해낼 수 있는 자신감이 중요하다고 여긴다. 그는 “나는 소외된 사람들이 사회적 장애물을 넘을 수 있도록 돕는데 관심이 많았다”며 “나의 도전정신이 이민자, 유색인종, 성 소수자 등과 같이 소외된 계층에게 가능성이 되길 원했다”고 말했다.
 
정 판사는 메릴랜드에서 태어나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다. 이후 예일대학교를 거쳐 컬럼비아대 로스쿨을 졸업했다. 여성과 성 소수자의 권리 증진을 위한 비영리 기관인 리걸보이스, 컬럼비아법률서비스 등에서 대표, 법률 고문 등을 맡아 소외계층 주민들을 돕기도 했다. 또 시애틀대 로스쿨에서 교수로 활동하며 시애틀시의회 노동표준자문위원회, 아·태계 권익 신장 위원회, 시애틀시 성평등 위원회 등에서도 활동했다.
 
시애틀대의 미미 사무엘 교수는 “정 판사는 사회 정의를 위해 뛰는 열정적인 활동가이자 멘토, 롤모델이었다”고 평가했다.
 
정 판사의 임명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판사로서의 경험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아시안 위클리는 “하급 법원에서 경력을 시작한 다른 판사들과 달리 그는 판사로서의 경력은 없지만, 그 누구보다 다양한 경험을 가진 인물”이라며 “판사 직위에 도달한 건 전통적인 경로가 아닌 자신의 목표를 좇아 가치를 추구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정 판사는 마지막으로 ‘경청’과 ‘질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아는 척할 필요가 없다. 질문하는 것을 두려워 말고 항상 배우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며 “오히려 약점을 공유하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멘토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자넷 정 판사가 근무하는 워싱턴주 항소법원에는 총 22명의 판사가 재직하고 있다. 항소법원 판사는 원심판결을 환송, 수정, 확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

장열 기자ㆍ[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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