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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 결과] "추석은 명절 아닌 일상"

응답자 44% "명절이 언제인지 모른다"
송금이나 선물보내겠다, 각각 12% 차지

추석 차례상이다. 한인 이민자 다수에게는 추석이 더 이상 명절이 아닌 일상으로 치부되는 듯 하다. 고달픈 이민 생활과 휴일이 아니라는 점 등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중앙일보]

추석 차례상이다. 한인 이민자 다수에게는 추석이 더 이상 명절이 아닌 일상으로 치부되는 듯 하다. 고달픈 이민 생활과 휴일이 아니라는 점 등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중앙일보]

 이민자 다수에게는 민족의 전통 명절이 점점 잊혀지면서 큰 의미 없는 일상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코리아데일리닷컴(koreadaily.com)이 지난 26일부터 29일 오전까지 실시한 온라인 여론조사결과, 한인들은 2주 앞으로 다가온 추석에 많은 한인이 관심을 두지 않고 있으며 일상처럼 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약 3일 동안 조사를 했지만 다른 조사들과 달리 반응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저조한 것과 이 같은 태도와 무관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주말동안 설문조사 위치가 관리자의 실수로 주요 자리에서 빠져 밑으로 내려온 점도 영향을 많이 미쳤겠지만 참여가 적다는 것은 그만큼 관심이 없다는 것으로 해석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단 50명만이 조사에 참여했습니다. 이를 두고 결과를 분석하고 기사화하는 것이 맞는지를 고민했습니다. 결론은 그래도 나름 의미있는 분석을 할 수 있다였습니다. 
 
질문부터 다시 확인합니다.  '한민족 최대 명절로 꼽히는 추석이 올해는 9월10일입니다. 다른 해보다는 조금 빨리 온 것 같은데요. 2주 앞으로 다가온 추석에 한국의 부모나 형제 등 가족친지를 위해 무엇을 준비하고 계시는지요?'
 


먼저 응답자 50명 가운데 가장 많이 선택한 답변은 5개 보기 가운데 네번째에 위치했던 '이국 땅인데다 먹고 사는 데 정신이 없어 명절이 언제 지나는지도 모른다' 였습니다. 그만큼 이민 생활이 쉽지 않고 고달프다는 말이겠지요. 언론이나 마켓 등에서 추석을 언급하지만 그냥 지나가는 바람 정도인 것 같습니다. 제사도 거의 지내지 않고 한국처럼 여기서는 명절이라고 쉬는 날도 아니어서 가족이나 친인척이 있어도 왕래가 쉽지 않은 것도 한 이유일 겁니다. 대신 추수감사절로 대신하려는 경향도 일부 있구요. 미국에 사는만큼 미국 명절이 점점 더 친숙해지고 음식도 그렇게 마련하는 듯 합니다.
 
두 번째로 많은 선택을 받은 답은 송금이었습니다. '상차림에 보탬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 소정의 금액을 송금할 예정이다'라는 문구를 제일 먼저 배치했었습니다. 아무래도 명절에는 이래저래 돈이 필요하기 때문에, 또 이런 기회를 통해 부모님이나 형제 등에게 용돈 등 금전적으로 지원하려는 마음이 크지 않나 싶습니다. 이 시기에는 그래서 한인은행들도 경쟁적으로 송금 서비스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곤 합니다.
 
맨 마지막인 다섯번째에 위치했던 '올해 한국 방문을 계획하고 있다'고 답한 사람도 12%를 차지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여전히 진행형이기는 하지만 지난 2~3년 동안 방문을 미뤄온 사람도 많고 또 방역 규제도 많이 완화된 점 등이 반영된 결과인 듯 합니다. 두번째에 위치했던 '고국선물 사이트 등을 이용해 고기나 과일, 또는 제수용품을 선물하려 한다'고 답한 사람도 12%였습니다. 한국에서는 비싸서 쉽게 장바구니에 넣지 못하거나 사먹기 망설여지는 품목을 직접 선물하겠다는 것입니다. 선물을 받을 때의 기쁨은 또 돈을 받을 때와는 다른 무엇이 있지요. 특히 정말 귀한 상품이나 쉽게 사먹기 어려운 제품을 받으면 마치 소원풀이라도 한 것처럼 기분이 좋지요. 한동안 이 선물이 얼마나 좋았는지, 또 그 선물을 보낸 사람의 정성과 마음 씀씀이에 대해 두고두고 이야깃거리가 되지요.
 
나머지 10%에 해당하는 한인은 다음과 같은 답변을 선택했습니다. '살림살이가 빠듯해 송금이나 선물을 보내기는 어렵고 전화통화로 안부는 전할까 한다'. 명절이 언제인지도 모르겠다고 답한 사람들과 비슷하지만 그래도 잔정이 많은 사람들이지 않나 싶습니다. 비록 경제적으로 여유는 없어 금품을 보낼 수는 없지만 마음만이라도 목소리에 담아 전하겠다는 것이지요. 긴 이야기 하지 않아도 "건강하게 잘 지내세요"라는 한 마디에 모든 사연과 못다한 말들이 다 녹아서 전달되겠지요. 
 
참 보기에는 없었지만 요즘에는 카톡이나 문자 메시지로도 사연을 많이 전하는 세상이니까, 이모티콘으로 인사를 하는 분들도 계시겠네요. 진정성이 훨씬 떨어지긴 하지만 그대로 명절을 챙기는 마음만은 알아주시겠지요.
 
세월이 갈수록 추석같은 명절은 한국학교나 한국에서 나온 정부기관, 일부 시니어들만의 잔치로 그렇게 끝나는 것은 아닌지 두려운 마음이 듭니다. 한민족 최대의 명절이 이렇게 초라해지는 세태 속에서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1세대는 어떤 생각과 마음가짐으로 이곳에서 살아가야 하는 것일까요? 
 
이번 설문조사를 계기로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김병일 기자입니다. 
 
 

디지털본부 뉴스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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