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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코로나 격리

7주간의 한국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아들 가족을 마중하러 LA공항으로 향했다.  
 
아들 가족이 긴 여행을 잘 마치고 한국을 떠나기 바로 전 며느리가 감기 증상과 함께 몹시 아프기 시작했고 코로나에 감염된 것을 알았다고 한다. 하지만 아이들 개학이 다가오기에 아픈 중에도 돌아오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한국공항도 LA공항에서도 코로나 검사 안했니? 라고 물었더니 검사를 안했다고 한다. ‘돌아 올 수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은 했지만 검사 결과 5명 모두 양성으로 나온 게 문제였다. 마땅히 마중 할 사람이 없어 80세가 넘은 우리 부부는 4차 접종까지 했으니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용감하게 마중을 나갔다. 집 안에서도 조심하고 잘 격리하면 된다고 스스로 위안을 했다.  
 
50여일 동안 두 노인만 살다 다시 7식구가 되니 정신이 하나도 없다. 며느리가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옮기면 큰 일이라고 해 모두 마스크를 쓰고 지낸다. 우리 부부는 “식사하세요”라는 며느리의 말에 큰 식탁에서 우리 둘만 마주 앉아 얼른 먹고 “다 먹었어요”라고 소리치고 방으로 숨어버린다. 그 후 5식구가 나와서 식사를 한다. 날마다 들락거리던 작은딸은 아예 오지도 않는다. 전달할 물건이 있으면 전화로 연락하고 걸어 놓고 간다.  
 


집 전체가 격리되어 있는데 우리 부부는 또 방에서 한번 더 격리를 하고 있다. 이게 무슨 난리인가. 보고 싶고 안고 싶던 손주들도 피해 다녀야 하니 참 고약한 세상이다.
 
1주일 후 가장 심각했던 며느리가 음성이 나왔다.  
 
그런데 아들 가족 5명은 모두 음성이 나왔든데  우리 부부가 양성이 나오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생겼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우리 부부는 방에서 또 격리를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세상 언제 끝나려나, 감옥살이가 따로 없구나’ 생각하며 혼자 웃는다.

정현숙 /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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