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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미주 한글문학의 어제와 내일

미주한국문인협회가 올해 창립 40주년을 기념하여 지난 8월20일과 21일 성대한 문학축제를 가졌다. 이와 함께, 회원들의 작품집인 계간 ‘미주문학’의 지령 100호를 발간하는 겹경사를 맞아 축하의 마음이 곱으로 컸다. 문학의 모든 장르를 아우르는 전국 규모의 문인단체가 40년 세월을 한결같이 활동하고 있는 것은 대단히 귀한 일이다. 워낙 자부심과 고집이 세고 까다로운 문인 몇백명이 단체 활동을 이어간다는 것만으로도 박수를 받을 일이다.
 
미주한국문인협회는 1982년 9월2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정식으로 창립되었다. 한국에서 활동하다가 이민 온 송상옥, 김호길, 전달문, 권순창, 최백산, 김병현, 김명환 등의 문인들이 창립회원으로 뜻을 모았다. 이어서 고원, 황영애, 이숭자, 문인귀, 오문강, 이성열, 장소현 등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기틀을 다졌다. (이 중 많은 분이 이미 세상을 떠났다.) 창립선언문은 소박하고 절실하다.
 
“미주에 거주하는 문인들이 올바른 문학 의식을 가지고 한국문학으로 한국 문화를 계승하는 한편, 교포사회에 필요한 정신적 풍요로움을 문학을 통해 제공하려는 것입니다.”
 
미주한국문인협회가 발족하던 때는 로스앤젤레스 한인사회 여러 분야의 문화 예술활동이 본격적으로 꽃피기 시작한 시기였다. 미술전시회나 음악회가 활발하게 열렸고, 연극인들이 힘을 모아 극단을 창립하고 좋은 작품들을 무대에 올렸다. 활기로만 보면, 지금보다 한결 힘차고 순수하다고 말할 수 있겠다.
 
문학계에서도 1973년 황갑주 시인의 주도로 시 동인지 ‘지평선’이 발간된 이후, 문인들의 활동이 활발해지기 시작했고, ‘나성문우회’ 같은 문인단체가 모임을 갖기도 했다. 그런 열기를 하나로 묶어 의욕적으로 발족한 것이 미주한국문인협회였다.
 
그 뒤를 이어 크리스천 문인협회 등의 단체가 발족했고, 장르별로 시, 수필, 아동문학, 시조 등의 문인단체들이 활동을 시작했다.  
 
회원들의 작품을 모은 문학지 발간, 문학상 제정, 세미나나 강연회 같은 문학행사 등 여러 면에서 모범이 된 것이 미주한국문인협회였다. 요사이 자주 사용되고 있는 K-문학 또는 디아스포라 문학의 가장 강력하고 모범적인 전초기지 역할을 해온 것이다. 앞으로도 그러리라고 믿는다.
 
미주한국문인협회는 현재 미국 전역에 흩어져 사는 450여 명의 등단작가가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고, 4·29 LA폭동 30주년 작품집 출간 등 미주 이민 사회 안에서 문학인이 기여할 수 있는 역할을 충실하게 하고 있다.  
 
“최근 한국문화 콘텐츠들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미주에서의 한류 열풍은 어느 곳보다 뜨거우며, 이 중심에 K-문학이 있다. 이러한 흐름 안에서 우리의 문학이 다른 장르와 어떻게 조화하며 우리는 어떤 자세로 문학을 견지할지 고민하고 있다”는 김준철 회장의 말이 믿음직하다.  
 
40년의 연륜을 쌓았다고 앞날이 탄탄대로인 것은 물론 아니다. 해야 할 일, 넘어야 할 고개가 여러 개다. 문단의 고령화 문제, 한글문학의 한계, 문학 환경의 근본적 변화, 독자들이 문학을 대하는 자세의 변화 등이다. 물론, 디아스포라 문학 전체가 안고 있는 문제들이다.  
 
가장 시급한 것은 아마도 영어로 쓴 문학작품을 어떻게 포용할까 하는 문제일 것이다. 이민자는 줄고, 우리 2세 중 한글로 작품을 쓸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는 형편이라면, 한글문학이 위축되는 위기는 피할 길이 없다. 따라서 영어로 쓴 작품을 어디까지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에 따라 미주한국문인협회를 비롯한 문단의 앞날도 달라질 것이다. 

장소현 / 시인·극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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