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댓글 형사처벌? 잘못된 한국 법 알리고파”
버지니아주 김원근 변호사 인터뷰
버지니아주에서 개업해 변호사로 활동 중인 김원근 변호사(사진)가 본보를 찾았다. 김 변호사는 자신을 “한국에서 변호사 경력이 있는 이 중에 거의 유일하게 미국에서 Litigation(소송)분야에 뛰어든 변호사”라고 소개했다.
1988년 30회 사법시험을 합격하고 연수원 22기로 졸업한 김원근 변호사는 서울과 성남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2003년에 도미했다. 2006년에 버지니아 변호사시험에 합격하고 2014년에는 메릴랜드주 변호사 시험에 합격해 현재는 버지니아와 메릴랜드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미국법에는 증거조사(discovery)라고 한국법에는 없는 절차가 있는데, 이런 선진적인 제도를 한국에 꼭 소개하고 싶어서 올해 2월에 대한변협이 진행한 ‘미국 증거조사 공청회’에서 발제자로서 참여하기도 했다”는 김 변호사는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최근 저서를 발간했다.
“미국은 헌법상 권리인 Freedom of speech(표현의 자유)를 대단하게 중요하게 생각해 명예훼손을 형사적으로 처벌하지 않는다. 한국에서는 인터넷상에 댓글도 자유롭게 달지 못한다. 댓글로 자기표현을 했다고 해서 형사처벌을 받는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미국처럼 민사소송으로 진행해도 충분하다. 최근 페어팩스에서 진행된 조니뎁과 엠버허드 사건의 경우가 명예훼손 사건이 민사소송으로 진행된 케이스다. 한국도 이렇게 가야 한다”고 책을 쓰게 된 동기에 대해 열정적으로 말했다.
“한국에서는 영어에 자신이 없는 사람이었는데, 미국에 와서 법정에서 소송업무까지 하고 있으니 인생은 정말 알 수가 없다”는 김 변호사가 미국 변호사가 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김 변호사는 “처음에 특별하거나, 거창한 동기 없이 미국으로 오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아이들이 초등학교 4학년, 2학년이었는데, 어학연수를 1년하고 돌아가려다가 DC에 있는 아메리칸 유니버시티 로스쿨에서 법학석사(LLM)를 했다. 아이들이 미국 학교를 계속 다니고 싶어 해서 결국 나도 미국에 남아 변호사로 활동하게 됐다”고 말했다.
초창기에는 이민, 상거래 등 다양한 사건을 맡던 김 변호사는, 형사사건, 민사사건 등 법원에서 직접 소송에 참여하면서 Litigation변호사로 명성을 얻었다. ‘사무실에 앉아있기보다 실무를 뛰었을 때 배우는 것이 많아’ 난관에 부딪혀도 부단한 노력으로 여기까지 왔다.
김 변호사에게는 “영어 발음이 좋지 않아 법정에서 판사에게 혼이 나던 시절도 있었다. 그래서 영어 영상을 지속적으로 찾아보고 발음해 보는 방법으로 언어의 장벽을 극복했다”고 전했다. “지금도 금요일 밤부터 일요일 새벽까지 죽을 각오로 케이스를 공부한다”고 소탈하게 말하는 김 변호사에게는 요즘 인생에 뚜렷한 목표가 생겼다. 바로 “미국의 발전된 법 제도를 가능한 많이 한국에 소개하는 것”. 그런 인생 목표를 위한 첫 발걸음이 바로 이번 저서의 출간인 것이다.
김정원 기자 kimjungwon111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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