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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러들 "집값 내릴 바엔 렌트 주겠다"

부동산 시장 주춤 전략 수정
버티면서 가격 재상승 관망

부동산 시장이 주춤하면서 셀러와 바이어 눈치싸움도 치열하다. 셀러는 최대한 비싼 가격에 집을 내놓으려 하고, 바이어는 한발 뒤로 물러나 매매가가 내려가기만 기다리고 있다. 최근 모기지 이자율이 급등하자 부동산 시장 힘의 균형은 셀러에서 바이어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상황이 이렇자 일부 셀러는 매도 자체를 접고 임대수익을 꾀하고 있다. 집을 싼 가격에 내놓을 바에 렌트비를 받으며 버티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16일 LA타임스는 남가주 전역 부동산 시장이 주춤하자 많은 셀러가 전략을 수정하는 중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남가주 부동산 시장은 돌변했다. 올 초만 해도 셀러가 집을 내놓은 지 며칠 만에 10건 이상 바이어 오퍼를 받았다. 하지만 요즘은 집을 내놔도 문의가 뜸하고 아예 없을 때도 많다고 한다. 결국 셀러는 ‘매도 희망가를 내려라’는 압박까지 받고 있다.
 
부동산 데이터회사 쿠컨(Kukun)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랄프 맥라린은 일부 셀러는 집값을 지키기 위해 아예 리스팅을 포기하고 ‘관망’모드를 취한다고 전했다. 부동산 시장이 주춤하다면 활기를 띨 때까지 ‘기다리고 지켜보겠다’는 자세다.  
 
특히 일부 셀러는 집을 팔기 위해 노력하는 대신 임대수익을 꾀하고 있다. 리알토 거주 케빈 첸도 2층 단독주택을 파는 대신 세입자를 들였다. 첸은 부동산 시장이 셀러에게 매매가 하락을 유도하는 만큼 손해 대신 렌트 수익을 얻겠다는 계산이다.
 
셀러가 주택 매물을 거둬들이고 렌트 등 보유 전략을 쓰는 이유는 모기지 이자율도 영향을 미쳤다. 현재 주택 소유주는 모기지 이자율 3%대에 집을 산 경우가 많다. 만약 집을 팔고 새집을 사려면 모기지 이자율 5%를 내야 한다. 기존 집을 팔고 새집을 사는 일은 자체가 손해인 셈이다.
 
또한 인플레이션 여파로 경기침체 우려도 커졌다. 주택 소유주는 경기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매매를 주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레드핀LA 린제이 카츠 에이전트는 “요즘 집을 팔려는 사람은 삶에 큰 변화를 겪은 이들이 대부분”이라며 “아이가 태어났거나, 가족 중 누가 죽거나, 이혼 또는 결혼을 한 사람들 정도가 주택 매도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글렌데일 3베드룸 주택 소유주인 아라 카사비안(56)도 “집을 판 돈으로 포루투갈에서 은퇴 생활을 하려 했지만 계획을 미뤘다”며 “1년 뒤 부동산 시장이 다시 살아나면 지금 집을 파는 것보다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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