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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우격다짐의 바이든 행정부

장열 사회부 부장

장열 사회부 부장

투자의 현인 워런 버핏도 아흔 평생 이런 주식시장을 본 적이 없다고 했다. 버핏은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에서 “증시가 도박판이 됐다”고 꼬집었다.
 
불확실성이 장기화되고 변동성이 극심해지자 ‘헷지(hedge·위험 회피)’ 전략 대신 요행을 바라는 도박성 투자가 많아진 탓이다. 그럴만도 한 게 매번 발표되는 각종 경제 지표는 종잡을 수가 없다. 일례로 7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무려 52만8000명이 증가했다. 황당할 정도로 전문가들의 예상치(25만8000명)를 뛰어넘는 수치다. 실업률도 3.5%를 기록했다. 반세기 만에 최저 수준으로 완전 고용에 가깝다.
 
아이러니한 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 공식적으로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데다 인플레이션이 역대 급으로 높은 상황인데 일자리 수치만 보면 경제는 마치 활황 같다. 바이든 행정부는 강변을 늘어놓고 있다. 일반적으로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은 경기침체(recession)로 간주하는데 바이든 정부는 아니라고 우겨댄다. 바이든 정부는 “놀랄 일이 아니다. 우리는 올바른 길을 가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자 폭스뉴스의 피터 두시 기자가 “백악관은 왜 경기침체의 정의를 바꾸려 하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카린 장 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의 정의를 두고 오히려 “그 개념이 틀린 것”이라고 했다.
 
성별의 정의도 바꾸고 낙태 등 연방대법원 판례까지 뒤엎으려는 상황이라 새삼스럽지 않지만, 같은 민주당 출신의 빌 클린턴이 무안하겠다. 클린턴은 대통령 재임 시절 경기침체의 정의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하는 것”이라고 명확히 규정한 바 있다.
 
심지어 오리발 내미는 바이든 정부를 거드는 경우도 있다. 인터넷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는 ‘recession’에 대한 기존의 정의를 아예 없애버린 뒤 이를 더 이상 수정할 수 없도록 웹사이트를 잠가버렸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교수(뉴욕시립대)는 지난 2020년 11월9일자 뉴욕타임스 기고문에서 “곧 다가올 바이든 정부의 호황을 잘 활용해야 한다. 당신이 생각한 것보다 경제 전망은 훨씬 더 밝다”고 단언한 바 있다. 그런 크루그먼은 지금 감정이 복잡한 듯 싶다. 지난달 31일 CNN의 앵커 브라이언 스텔터가 “우리는 지금 경기침체에 접어든 상태인가. 그 기간은 얼마나 중요한가”라고 질문했다. 크루그먼은 곧바로 “아니다. 그렇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심지어 그는 짜증 섞인 어조로 “당신이 ‘경기침체’란 용어를 쓰든, 안 쓰든 그게 지금 상황과 무슨 상관이 있나”라고 되물었다.
 
이런 식의 우격다짐은 한두 번이 아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부터 유가는 이미 상승하고 있었다. 그런데도 바이든 정부와 주류언론은 러시아 푸틴에게 모든 탓을 돌렸다. 유가 상승을 촉발한 게 정말 전쟁인가. 바이든의 주장처럼 고유가를 불러온 이 전쟁을 정작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는 그다지 심각하게 여기는 것 같지 않다. 그는 아내와 함께 전쟁통에도 패션지 보그(vogue)와 화보 촬영까지 할 정도로 여유가 있다.  
 
그동안 계속해서 통용돼왔던 경기침체의 정의를 모조리 부정하고 손바닥(미디어)으로 하늘을 가려도 현실은 엄연히 존재한다. 인플레이션이 치솟고 2분기 연속 GDP가 역성장하고 있는데 오히려 일자리가 급증했다. 생산성 문제의 심각성을 방증하는 지표다. 제품 한 개를 생산하는데 과거 5명이 노동을 했다면 지금은 10명이 달라붙어 일을 하고 있는 매우 비효율적인 상황이다. 게다가 개스비 지원부터 학자금, 렌트비, 모기지 구제 등 툭하면 무상으로 돈을 풀고 있다.
 
눈 가리고 아웅 하는 바이든 행정부의 행태는 실소를 자아낸다. 그들에게 현실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표를 얻기 위해 이념을 이용하는 것만이 급선무다.

장열 기자ㆍ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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