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의 바람으로 떠나는 숲이야기] 은광촌에 숨겨진 선한 기부
삼호관광 대륙횡단 이야기(2)
1881년 이 지역에서 은이 발견된 후, 캘리포니아주 에서 가장 많은 은을 캐냈던 장소다. 광산의 이름은 1800년 당시 여자들의 '캘리코 속치마'의 이름을 따서 붙였다. 한 때는 4000여 명의 광부들이 모여 땅굴을 천국인양 생각하고 광맥을 따라 개미처럼 살았던 곳이다.
그러다 갑자기 은값이 하락하는 바람에 사람들이 떠나버렸다. 그래서 '폐광촌' '유령촌(Gost Town)' 으로도 불리기도 한다.
입구에서 입장료를 내면 지도를 준다, 이곳에서 인쇄한 외국어 중에 우리 한국말로 인쇄된 안내서를 받는다는 것은 여간 기분 좋은 일 이 아니다. 지도에 표시된 중앙로의 옛 건물들은 관광객들에게 기념품을 판매하는 가게로 변했지만, 물건 하나하나가 백화점 등에서는 구할 수 없는 옛 물건들이 많다.
여인들이 몸에 지니던 장신구, 세련되지 않은 모양의 서투른 목수가 짠 것 같은 나무박스, 할머님이 직접 뜨개질로 만든 것 같은 장신구 덮개 등이 세월을 거꾸로 달려가 방문객을 반긴다.
뜨거운 태양이 작열하는 여름의 땡볕속에서도 그들이 땅속에서 은을 캐내던 갱을 탐사하기도 하고. 드문드문 흙벽돌로 산 위에 지어놓은 거주지 등을 둘러보면, 지난 미역사 250년의 금과 은을 캐기 위해 혈안이 되었던 당시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이곳 저곳을 구경하다 보면 갑자기 총소리가 난다. 카우보이들이 무법자와 보안관들과의 실제 결투처럼 당시의 무법천지의 시대를 연출해 재연하는 것이다. 관광객들은 순간 100여 년 전의 타임머신을 타고 그들의 결투를 주시한다. 무척 뜨거운 열기의 날씨가 호흡조차 쉴 수 없지만 무법자와 보안관의 결투를 재미있게 주시한다. 가끔은 특별한 이벤트로 남북전쟁의 전투 장면을 백여 명이 실전을 하듯 묘사하기도 한다.
필자의 경우 처음 이곳을 방문했을 때는 가장 미국적인 모습의 일부를 필름에 담을 수 있어 쉬지 않고 셔터를 눌렀던 곳이다.
이곳을 소개하는 이유는 캘리포니아 주 에서 가장 컸던 은광촌이라던가, 미국 서부 시대의 모습을 접할 수 있는 유명한 관광지 라서가 아니다.
자신이 갖고 있던 재산의 일부를 뜻있게 사용했던 한 사람을 소개하기 위해서다.
앞으로 대륙횡단하는 곳곳에 갖고 있던 개인의 부를 사회에 환원하여 많은 사람의 삶을 풍요하게 했던 뜻있는 나눔의 주인공들을 이야기하겠지만, 오늘은 그 중 한 사람을 소개하고자 하는것이다.
너트(Mr. Knott) 씨다. 디즈니랜드 근처에 '너츠베리 팜(Knott's Berry Farm)’의 주인이었다. 수천여 명의 광부들의 삶이 역사의 뒤안길로 잊혀져 가는것을 애석하게 생각한 그는 이런 귀중한 장소는 후세들에게 알려져야하고 보존되어야 한다는 뜻에서 이 은광촌지역의 넓은 땅을 매입 후 샌버나디노 카운티에 조건을 걸면서 기증한다. 조건은 잊혀 져 가는 미국역사의 한 부분을 재현해 후세들에게 보여 달라는 부탁이었고, 넓은 지역을 기증받은 샌버나디노 카운티는 기증자의 뜻에 따라 옛 광부들과 서부 개척자들의 모습을 재현하는 민속촌으로 꾸며 잊혀질 뻔 했던 역사의 부분을 보여주게 된 곳이다.
〈삼호관광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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