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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인플레이션 감축법안’은 역사적이다

‘인플레이션 감축법안(the Inflation Reduction Act)’이 지난 7일 드디어 연방상원을 통과했다. 법안은 한 시대를 대표할만한 역사적인 기후변화 대응책을 담고 있어 이번 통과는 미국뿐 아니라  지구와 세계인의 승리다. 법안의 상원 통과까지 마지막 3주 남짓의 여정은 극적이었다.  
 
인플레 감축법안은 ‘10개년 기후, 에너지, 의료, 세금안’이라고도 불린다. 지난달 27일 연방상원 민주당 원내대표 척 슈머와 민주당 상원의원 조 맨친이 협상안을 발표했을 때 미국 전체가 놀랐다. 합의 불가능한 법안으로 간주되었기 때문이다.  
 
 법안의 기조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정치 지향이 담긴 ‘더 나은 재건법안(Build Back Better Act)’의 주요 내용이다. 작년 12월 맨친이 ‘재건법안’에 반대 의사를 밝힌 지 7개월 만에 소리소문없이 작아진 규모로 부활했다. 인플레 감축법안은 총 4300억 달러의 예산 중 3690억 달러를 기후변화에 투자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현재 상원은 민주와 공화의원 수가 같다. 민주당이 원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려면 50명 전원 찬성과 부통령 카말라 해리스의 캐스팅보드가 필요하다. 그런데 민주당 중도파 의원인 웨스트 버지나아주 출신 조 맨친과 애리조나주 출신 커스틴 시네마는 독자적이다. 맨친은 예산 확대와 재정적자 반대론자이며 화석연료 옹호자다. 시네마는 부자들의 세금 인상을 반대한다.  
 
맨친은 7월 14일에 ‘더 나은 재건 법안“ 지지 불가를 최후 통첩했다. 이 때 미국과 세계는 고온, 산불, 홍수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민주당 의원들의 맨친 비난 소리가 커졌다. 하지만 놀랍게도 슈머와 맨친은 공식적 입장과 달리 아주 비밀스럽게 협상을 지속했다.  
 
조급한 조 바이든 대통령은 기후변화 대응 행정명령 혹은 기후 비상사태 선언을 언급했다. 몇몇 의원들은 맨친에게 '역사적 전환'을 호소했다. 전 재무부 장관이자 바이든 경제정책에 비판적인  래리 서머스와 법안이 미치는 경제적 영향을 토론하라고 했다. 또 “빌 게이츠와 기후 변화에 대해 대화를 나눠라"고도 조언했다. 실제 맨친은 여러 전문가의 의견을 경청했다.
 
슈머는 맨친에게 화석연료 개발의 환경조사 완화와 웨스트 버지니아를 통과하는 가스관을 위한 별도의 법안을 당근으로 약속했다. 맨친은 ’법안이 인플레를 악화하지 않고 재정적자를 줄인다‘는 경제 보고서를 받은 다음 날 슈머와 협상안을 발표했다.
 
협상 발표 후 일주일을 침묵하던 시네마는 투자회사 간부를 위한 세금 혜택 폐지 조항의 삭제와 애리조나의 극심한 가뭄 타개를 위한 지원 약속을 받았다.
 
법안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40% 감축을 위해 재생에너지 생산과 전기차로의 전환을 세금감면과 보조금으로 지원한다. 메디케어가 제약회사와 비싼 처방약 값을 협상하는 권한을 갖고 약값 인하에 나선다. 또 내년에 종료될 의료보험 지원을 3년 더 연장한다.  
 
재원 조달 방법으로는 연수익 10억 달러가 넘는 대기업에 최소 15%의 연방세를 징수한다. 국세청(IRS)은 인력 증원과 새 기술 보강으로 탈세를 방지한다. 여기에 약값 인하 절감까지 합산해 7400억 달러를 확보해서 잉여금으로 연방적자 3000억 달러를 감축한다고 한다.
 
법안은 필리버스터를 우회하는 예산조정절차(budget reconciliation)로 상원을 통과했다. 엄격한 예산 규칙 절차에 따라 상원 예산위원장(senate parliamentarian)의 조정, 양당 토론, 그리고 마라톤 투표(vote-a-rama, 세부 항목들의 무제한 수정 제안을 빠르게 진행하는 투표)를 무사히 넘겼다. 이제 하원 통과와 대통령의 서명만 남았다.
 
 이는 지난 1969년 당시 리처드 닉슨 대통령에게 처음 기후변화 대응을 촉구한 지 꼭 53년 만이다.

정 레지나 / LA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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