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시대, 은퇴자 생활 옥죈다
40년래 최악의 물가 사태 앞에 은퇴자들이 가장 큰 고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65세 이상 은퇴 인구는 5600만명에 이른다. 이들 대부분은 인플레이션에 매우 취약한 저축액이나 물가상승과 연동하지 않는 고정 수입에 의존해 살아가고 있다. 최근 펜데믹으로 인해 모든 물가가 치솟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에 따라 증가하는 변동 소득이 없는 은퇴자들의 삶은 더욱 피폐해질 수밖에 없다. 연방센서스국 자료에 의하면 65세 이상 빈곤층 비율은 9.5%로, 65세 미만의 8.8%보다 더 높았다. 이같은 격차는 펜데믹과 고물가시대를 거치면서 더욱 벌어지게 됐다.
펜실베이니아대학의 최근 보고서에 의하면 향후 10년간 노숙자 중 노인 비율이 세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푸드뱅크의 조사에 의하면 노인의 이용율은 펜데믹 이전보다 30% 이상 증가했다. 2022년 1월과 2월 주택 역모지기 신청건수는 90% 이상 증가했다. 역모기지는 주택 이외의 은퇴수단이 없는 노령층이 주로 이용한다. 단독가구 노인의 절반은 연간 2만7천달러 미만의 수입으로 살아가고 있다. 매사츄세츠 대학 노인병학연구소의 '노년층 지수'에 의하면 이 정도 연수입은 침실 하나짜리 아파트 렌트비와 약간의 의료비를 충당하면 남는게 없는 수준이다. 젠 뮤처러 매사츄세츠 대학 교수는 "갑작스러운 질병으로 인한 응급 상황 등 약간의 비용 변동 사항이 발생하더라도 저소득 은퇴자들은 엄청난 경제적 충격을 받게 된다"고 밝혔다.
게리 에질하드트 시라큐스 대학 교수는 "연금의 구조적 속성상 장기적인 물가인상에 대한 방어막이 있지만 단기적인 물가인상에는 매우 취약하다"고 평가했다.
펜데믹으로 인한 추가 실업수당, 자녀양육수당 등의 사회복지혜택이 크게 늘었으나 노년 은퇴자들을 위한 지원은 거의 이뤄지지 않아 미국 사회의 또다른 명암이 되고 있다.
김옥채 기자 kimokchae0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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