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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 모두를 중국인 한 집단으로 인식

'아시안으로 살아가는 의미'
퓨리서치센터 분석 보고서
문화·인식 구분 여전히 부족
지역별·민족별 세분화 필요

‘아시아계 미국인(Asian American)’이라는 용어로만 아시안을 규정할 수 있을까.
 
퓨리서치센터는 2일 ‘미국에서 아시안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라는 제목으로 한인을 포함한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심층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먼저 범민족적으로 쓰이는 ‘아시안(Asian)’이라는 용어는 아시아계 미국인을 묘사할 때 매우 일부분 또는 제한적이라고 설명한다.
 
조사에 참여한 30대 초반의 한인 여성은 “특히 팬데믹 사태 이후 아시안을 하나의 집단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며 “예를 들어 한인, 일본인, 동남아 지역 출신이든 미국인들에게는 ‘중국인’으로 인식된다는 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아시아계 미국인의 정체성은 주로 출생지 또는 민족적 배경에 의해 형성된다. 특히 아시아계를 묘사할 때 동아시아 지역 출신만 연상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남가주에서 태어난 20대 중반의 필리핀계 여성은 “아시아는 동아시아뿐 아니라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 남아시아 등 분류될 수 있고 민족별로도 매우 다양하다”며 “그러나 미디어는 아시안을 마치 한인, 일본인, 중국인 등 동아시아 지역 사람만 있는 것처럼 묘사한다”고 말했다.
 
이는 아시아계 중에서도 방글라데시계, 부탄계, 라오스계, 네팔계 등 소수 민족 출신을 소외시킬 수 있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40대 후반의 부탄계 여성 이민자 역시 “‘부탄’을 모르는 미국인들이 많기 때문에 나를 소개할 때는 ‘아시안’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아시아계 미국인’이라는 용어는 보편적으로 쓰이고 있지만, 아시안과의 문화적 차이, 이해 등의 인식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40대 중반의 한인 여성 이민자는 “초대를 받아 누군가의 집을 방문하거나 파티에 참석할 때마다 사실 불편하다”며 “한국 문화는 손님을 우선시하는데 미국 문화는 반대다. 참석자로서 소외되거나 배제되는 기분을 느끼지 않으려면 내가 가서 어울려야 한다”고 말했다.
 
20대 후반의 방글라데시계 여성 이민자는 미국 직장에 근무 중이다. 이 여성은 “방글라데시의 문화를 동료들에게 공유하는 것보다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고 좀 더 ‘미국적’으로 행동할 때 더 인정받는 것 같다”며 “그런 환경에서는 내가 가진 문화에 대해 보여줄 기회가 없다”고 전했다.
 
아시아계 미국인을 떠올릴 때 ‘모범이 되는 소수계(Model Minority)’에 대한 고정관념은 오히려 역차별을 낳는다. 미국서 태어난 20대 후반의 한인 여성은 “아시안은 수학, 과학을 잘하고 학업 성취도가 높다고 여기지만 나에게는 수학과 과학이 가장 취약한 과목이었다”며 “교사들은 수학, 과학을 잘하면 당연히 ‘아시아계’이기 때문이라 여기고 못 할 경우에는 의외로 생각해 실망하는데 이는 성취욕을 감소시킨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보고서는 퓨리서치센터가 지난해 8월부터 264명의 아시아계 미국인을 상대로 각각 2시간씩 심층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다. 한인들을 포함, 아시아계 18개 민족 이민자가 참여했다.

장열 기자ㆍ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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