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피아니스트 임윤찬 군, 감동의 무대 선보여
포트 콜린스에 모인 한인들“천재의 연주에 그저 감탄만”
15분간의 휴식시간을 마치고, 다시 모습을 드러낸 임군은 알렉산더 스크리아빈의 피아노 소나타 2번 ‘환상 소나타’ G# 단조 Op.19로 연주를 시작했다. 첫번째 안단테 악장은 반복되는 선율로 시작했으며, 이후 서정적으로 흘러가는가 싶더니 짧은 클라이맥스에 이른 후 다시 잔잔하고 서정적인 선율로 돌아갔다. 두번째 악장은 프레스토로 빠르고 열정적인 연주로 1악장과 선명하게 대비되었다. 마치 폭풍우에 풍랑이 이는 듯 격정적인 연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곡을 마무리했으며, 마지막 곡이었던 베토벤의 “영웅 변주곡”과 푸가 내림 E 장조 Op.35(에로이카)는 상당히 긴 길포이의 변주곡으로, 응축과 격렬한 긴장과 이완이 교차되며 치밀한 구성을 연주만으로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매력적인 연주를 선보였다.약 2시간에 걸쳐 4곡을 악보 없이 연주해 낸 임군은 18세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때로는 대담하고, 때로는 섬세한 연주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으며, 특유의 자신만만한 몸집과 표정은 곡 자체에 완전히 몰입한 피아니스트의 모습이 어떤 것인지를 분명하게 느낄 수 있게 했다. 준비한 곡이 끝나자 관객들은 전원 기립하며 우레와 같은 박수로 임군의 천재적인 연주에 찬사를 보냈으며, 이에 임군은 초절정의 기교를 선보이며 스크리아빈의Feuillet d’Album op.45 no.1, 라흐마니노프의 라일락, 리스트의Transcendental Etude no.10 등 3차례에 걸쳐 앙코르 곡으로 화답했다.
임군의 이날 공연은 미국에서의 마지막 공연이었으며, 그는 다음날인 3일 새벽 비행기로 다시 한국으로 돌아갔다. 현재 한국예술종합대학에 재학 중인 임군은, 콩쿠르 입상 후 공연일정이 빈틈없이 짜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완벽한 무대를 준비하기 위해 공연 전날 밤 12시가 넘게까지 연습에 매진하는 등 성실한 모습에 겸손함까지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날 공연을 찾은 한인 교민들은 한국이 배출한 천재 피아니스트의 공연에 감탄을 거듭하며 “공연을 볼 수 있어 영광이었다”, “천재라는 말 밖에는 할 말이 없다”, “콜로라도까지 찾아와서 이런 멋진 공연을 펼쳐준 임윤찬에게 감사할 따름”, “18살에게서는 도저히 나올 수 없는 실력이다. 28살 피아니스트도 저 정도로 하기가 어렵다. 말 그대로 천재 피아니스트”라며 입을 모아 찬사했다. 임군과 함께 콜로라도를 찾은 임군의 어머니는 “아들의 공연을 보기 위해 찾아와주신 한인 교민 여러분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인사를 전했다. 임군의 공연은 지난 7월 30일부터 8월 6일까지 열리는 오디시아드 국제 피아노 페스티벌(International Keyboard ODYSSIAD & Festival)의 초청으로 성사된 것으로, 임윤찬군의 공연 외에도 8월 4일에는 한국의 피아니스트 이주은(Ju-eun Lee)씨의 공연도 같은 장소에서 열렸다. 오디시아드 페스티벌의 창설자인 제넷 랜드리스 박사는 임군의 공연이 시작되기 전에 간단한 소개와 함께, “18세의 임군이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우승을 할 때 나도 그 자리에 있었다. 여러분들도 그 감동을 함께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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