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마당] 소식
꽃무늬 물음표를 달고박제된 동물 같은 적막이 홀로 피어있던
큰 길가 돌담 집에
오늘 저녁 환하게 불이 켜졌다
어둠을 끌어다 한뼘씩
대궐 같은 집을 늘려가던 살찐 거미한 마리
캄캄한 절벽으로 낙하한다
빈 마당에 꽉 들어찬 저 막막함으로
마른세수를 하던 풀들의 굽은 등이
물방울 업고 펴지는 밤
촛불마저 끄고 떠나버린 바람의 가슴에도
지금쯤 다시 불 들어왔을까
태연하게 밤을 견디는 저 달빛 속엔
아직 첫 울음도 터뜨리지 않은 생의 물음표들
알알이 박혀있다
윤지영 / 시인·뉴저지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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