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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광장] 동기부여의 중요성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라면 행복하게 살까? 뭔가 도움을 줄 수 있다면 흔쾌히 나설 수 있을까? 돈이 생기는 일이 아니더라도 이미 내게 장착된 재능을 활용해서 맞춤형 위로를 남에게 줄 수 있다면 마다할 이유 없지 않을까?
 
그렇지 않다. 화풀이 상대로 샌드백 패듯이 두들겨 팰 사람이 필요하다 해서 그런 상대로 살아 줄 수는 없다. 자식이 필요하다고 씨받이로, 또는 화가 많은 사람의 욕받이로 남의 필요를 채워주는 헌신 봉사의 형태는 기쁘게 사는 게 아니다.  
 
행하면 내가 행복하고 상대방도 즐겁고 환하게 위로를 받는다는 종목을 최근 알게 됐다. 멀리 사는 중학교 동창이 흘리는 말로 추천한 소일거리다. 그러면서 요즘 즐겨 듣는 책 읽어주는 사람들의 유튜브를 소개한다. ‘여러 사람을 다 들어보아도 예전에 새벽 선교 방송을 하던 네 목소리처럼 마음에 평안을 주는 목소리가 없다’는 의견이다. 기분 좋은 칭찬이다.
 
어휴, 이 나이에 어떻게 내가 그런걸? 유튜버가 되는 길이 간단하단다. 젊은 사람의 도움을 잠깐 받아 시작한다면 아주 많은 사람에게 위로를 주고, 기쁨을 줄 수 있으니 당장 시작해 보란다. 하늘이 주신 달란트로 자신이 좋아하는 일 해보라는 조언이다.
 


용기가 생겨 조심스레 단체 카톡방에 시 한 편씩 낭독해서 올려본다. 괜스레 잘난 척하는 건 아닌가 조심스럽다. 일반적 반응은 시큰둥 별 관심 없다. 선후배들이 모인 합창단 단톡방에선 호떡집에 불난 듯 왁자지껄 뜨거운 호응이다. 자주 올리라는 부탁과 함께 아끼지 않는 칭찬 세례가 나를 들뜨게 한다.
 
그중 한 후배는 개인적으로 부탁을 드리겠단다. 주위에 홀로 외롭게 사시는 분들에게 퍼 나르고 싶다고 양해를 구한다.   내게 용기를 갖도록 박수 보내는 지원군이다. 자신감 챙기고 꾸준히 해볼까 망설이는 중이다. 정말 누군가에게 위로가 된다는 걸까? 믿고 열심히 해보자는 생각도 잠깐. 자신이 없다.
 
막상 실천하려니 녹음기기나 배경 준비나 뭔가 내 능력으로는 감당 안 되는 것들이 있는 것 같다. 이럴 때, 손주 녀석이라도 하나쯤 곁에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저런 핑계를 끌어내며 본격적 작업은 보류 상태다. 간혹 누가 올린 시 한 편 나꿔 채서 휴대폰으로 녹음하곤 다시 카톡방에 조심스레 올려놓는다.
 
새로 시작한 기타동아리 카톡방에 아직 대면해 만나지 못한 회원이 시 한 편을 올렸기에 조심스레 낭독분을 올려봤다. 바로 반응하면서 여기저기 퍼 나르겠다고 양해를 구하신다. 신난다. 이렇게 해서 나도 뭔가 위로를 줄 수 있는, 쓸모있는 인간이라 생각하니 뛸 듯이 기쁘다. 위로를 주는 일에 작은 부분이라도 감당할 수 있어 감사함이 넘친다. 고개 들어 바라본 하늘이 유난히 파랗다.

박기제 / 통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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