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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뿌리 민주주의 현장에서 생각한 '무더위', '바람', 그리고 '기세'

피터 프랜촛 선거사무실 개표파티 현장
관계자들 '땀'과 '눈물' 속에 피어나는 '향기'

 
 
선거는 기세이며 바람이다. 풀뿌리 민주주의의 현장, 난립하는 후보들 속에 기세 좋고 바람 탄 후보들은 선거에 승리를 일구기 마련이다. 지난 19일, 메릴랜드 주 경선이 일제히 실시됐다. 민주당과 공화당 텃밭이라는 틀이 정형화 된 메릴랜드 정치 지형 상 경선은 곧 본선과 다름없다.  
민주당 주지사 후보 경선은 이날 진행된 선거의 하이라이트였다. 민주당 텃밭인 메릴랜드 주에서 래리 호건 현 주지사의 퇴임 이후 주지사 직은 민주당에게 당연히 돌아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중 피터 프랜촛 후보는 선거전 초반까지도 그 기세가 한창인 유력 후보였다. 프랜촛 후보는 한인사회와도 친숙한 노련한 정치인으로 민주당 주정부와 공화당 주정부에서 감사원장 등 요직을 역임한 명실상부 메릴랜드 주의 '대세 정치인'이다. 그러나 그런 초반 기세는 캠페인 레이스가 시작되며 끊임없이 도전 받았다. 이런가운데 메릴랜드 주의 선거주 재조정과 이에대한 래리 호건 주지사의 거부권으로 선거일이 3주나 늦춰진 것은 그에게 '재앙'이었다. 선거를 불과 2주 남기고 명실공히 세계 최고의 토크쇼 여왕 '오프라 윈프리'가 메릴랜드 주지사 민주당 후보로, 지금껏 주목받지 못했던 흑인 후보 웨스 무어를 갑작스레 공개지지했기 때문이다. 오프라는 직접 웨스 무어의 30초짜리 선거 광고에 모습을 비추는 파격을 보였고 파란을 일으켰다. 이내 선거판에는 웨스 무어의 바람이 시작됐다. 그리고 21일 오후 현재, 개표결과에서 무어 후보는 1위를 달리고 있다.    
기자는 19일 저녁 2022년 민주당 주지사 후보에 도전하는 피터 프랜촛 후보의 개표 파티가 진행되는 메릴랜드 보위에 위치한 선거 캠페인 본부를 찾았다. 여름 해가 뉘엿 지는 저녁 8시, 메릴랜드 주 선거가 막을 내리자 프랜촛 후보의 선거 본부에는 관계자들과 자원봉사자들이 하나 둘 씩 모여들었다. 수개월 간의 장정 끝  스며든 안도감과 자신감이 하나 하나 얼굴에 베였다. 한인으로 캠페인 매니져를 맡고 있는 줄리아 민(볼티모어 한인회장) 씨는 "프랜촛 후보야말로 한인들의 정치력 신장을 이뤄줄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민 매니져는 "(래리 호건 주정부에서는) 주지사의 아내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오히려 요소로 작용해, 소수계 중 한인을 장관이나 요직에 기용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한인들과 막역한 프랜촛 후보가 주지사가 된다면 한인들이 중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인 식당에서 지인들과 만남을 가질만큼 한국문화에 익숙한 프랜촛 후보는 "이번 경선에 충분한 자신감을 갖고 있으며 승리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모두가 행복한 메릴랜드를 만들기 위해 그동안 축적한 경험과 지식을 모두 발산해 주지사 직을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랜촛 후보의 러닝메이트는 프린스 조지스 카운티 의회 소속 모니크 앤더슨 와커 의원. 그녀 역시 친한파다. 그녀의 딸은 현재 서울서 유학하고 있다. K팝과 문화에 익숙한 와커 의원의 가족은 이날 본부에 마련된 뷔페음식을 모두다 손수 마련했다.  
현장르포

현장르포

개표 시간이 흐를수록 기세를 탄 웨스 무어 후보의 표가 쌓이기 시작했다. 프랜촛 후보는 전직 연방 노동부 장관인 톰 페레즈 후보에도 밀려 3위로 주저앉았다. 초조함이 지지자들에게 번졌으나 대부분은 여전히 낙관적이었다. 신청건수가 무려 50만건에 달하는 우편투표의 개표가 남았기 때문이다. 투표일 당일까지 도착한 우편투표 21만3천여표 중 민주당 표는 17만5천여표다. 이중 과반수 이상이 프랜촛을 지지하는 민주당원들의 표일 것이라는 게 캠페인 관계자들의 예상이다. 그의 기세가 한창이던 때 이뤄진 우편투표는 프랜촛 후보의 히든 카드가 될 것인가. 우편 투표의 개표는 적어도 수주가 걸릴 전망이다.  
풀뿌리 민주주의의 현장은 세월이 지날수록 복잡해진다. 하지만 자원봉사자들과 지지자들이 선거 후에 나누는 정감어린 인사와 부딪히는 술잔은 정치판의 전략과 기술의 진화와 상관없이 진솔하기만 하다. 그들이 흘린 '땀'과 '눈물', 그것이 자아내는 '향기'는 더럽다고 치부하는 정치판의 현실이라기에는 한없이 아련하다. 보위의 무더운 여름 밤이 깊어갔다.  



박세용 기자 spark.jdail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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