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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술렁거리는 정원

정원이 수상하다
 
사과나무가, 석류꽃이, 장미가, 바람도 없는데 술렁인다
 
술렁임을 날며 오는 나비
 
한 번도 듣지 못했던 말을 듣는다
 
말을 걸고 있는 식물들
 
이슬을 깨문 푸른 입술을 보고 알았다
 
갑자기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밤의 구석을 뒤적거리던 잠 속에 긴 꿈을 꾸었고
 
누에, 잠을 자는 아내를 빠져나와
 
아직도 꿈인 양
 
공기를 헤엄치며 산호꽃 장미로 날아가다
 
벤치에 앉은 내게
 
환희의 눈빛으로 다가오는 식물들
 
사과가 사과의 말을 걸어
 
석류가 석류의 말을 걸어
 
눈빛이 흐르는 초록으로
 
소리 없는 말이 웃음 짓는 눈짓으로
 
말의 색색 향기를 쫓아
 
나는 나비, 경계 안과 밖이 바뀌는 순간
 
사과의, 석류의, 장미의, 말이 햇빛에 씻겨 눈부시다
 
활짝 열려있는 내 안의 모든 창문
 
정원이 술렁거린다

이용언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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