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삶의 뜨락에서] 자살의 선택

쇼펜하우어라는 철학자는 “사람은 태어나지 않았으면 좋을 뻔했다. 그러나 태어났으면 속히 죽는 것이 덜 불행한 길이다”라고 가르쳤습니다. 그의 교훈을 들은 많은 젊은 사람들이 자살을 택하고 목숨을 버렸습니다. 그러나 쇼펜하우어는 백발을 휘날리며 73세까지 살았습니다.  
 
한국의 사망 원인을 보면 암이 제일 많고 다음이 심장질환입니다. 그리고 자살이 4위인가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OECD 국가 중에서는 1위라고 합니다. 자살도 나라에 따라 유형이 있습니다. 로마에서는 손목을 칼로 그어 출혈로 죽는 것이 유행이었다고 합니다. 스토아 철학자이며 네로 황제의 스승이었던 세네카도 손목을 그어 자살했다고 합니다. 아프리카에서는 높은 데서 뛰어내리는 것이 유행이며 동남아에서는 분신자살이 유행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음독, 아파트에서 뛰어내리기, 한강 다리에서 뛰어내리기 등이 있지만 역시 목을 매어 죽는 자살이 많습니다.  
 
옛날에는 양잿물을 마시는 자살을 시도했지만 이 방법은 성공률도 그렇지만 실패 시에 고생을 많이 하게 됩니다.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는 1937년 건설되었다고 하는데, 경치가 좋아서인지 자살의 명소가 되었습니다. 20년 후 1958년에 금문교에서 투신자살한 사람이 1000명을 넘었고 자살방지를 위하여 샌프란시스코시에서 노력하였지만, 아직도 매년 17~18명이 금문교에서 몸을 던진다고 합니다. 가끔 한강 다리 위에 올라가서 자살한다고 소동을 벌여 경찰들을 골탕 먹이는 사람들이 있지만 한강 다리를 놓은 후 1948년 100번째 자살자가 생겼고 1953년에 500명을 넘었다고 합니다. 최근에도 자살소동이 났지만, 최근의 자살 소동자 14명은 경찰들이 자살을 방지하여 그들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가끔 정신과에서 자살 미수자를 치료해달라는 자문이 옵니다. 대개가 손목을 칼로 그었는데 피만 좀 나오고 말았다고 합니다. 손목을 그으려면 양쪽 가장자리의 요골 동맥이나 척골 동맥을 그어야 하는데 근건에 덮여 있어서 깊게 들어가야지 그냥 피부만 그어서는 동맥을 벨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 손목에 금이 여러 개 있는 여자도 보았습니다. 삼국지에서 조조를 죽이고 황제를 복위시키려던 동승은 조조의 취조가 시작되자 댓돌에 머리를 찌여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고 합니다. 일본 사람들을 셋부꾸라고 하여 할복 자살을 많이 합니다. 명예를 지키기 위하여 차고 다니던 칼로 배를 가른다고 합니다. 클레오파트라는 안토니우스가 악티움 전쟁에서 옥타비우스에 패전했다는 소식을 듣자 궁궐에서 화려한 옷을 입은 채 독사에 물려 죽었다고 합니다. 세일즈맨의 죽음이라는 영화에서 리 제이콥은 아들에게 돈을 물려주기 위하여 자동차사고를 일으켜서 보험료를 아들에게 물려줍니다.  
 
미국에서는 자살의 선택을 카우보이의 자손답게 총으로 해결하는 일이 많습니다. 제가 잘 아는 치과의사 한 명은 병원 일도 잘되고 새로 예쁜 여자와 결혼했는데 몇 달이 지나지 않아서 병원의 주차장에서 권총을 입에 물고 방아쇠를 당겨 생을 마감했습니다.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는 안개 낀 기차역에서 달려오는 기차에 몸을 던집니다. 그렇습니다. 영원 속에서 태어나 한 번밖에 살지 못하는 생명을 끊으려는 데야 모두 기막힌 사유가 있겠지만, 우리의 삶을 그냥 일시의 기분으로 해결하려는 방법이 과연 옳은 일일까요. 공자는 안유에게 열을 세어 볼 시간만 다시 생각하라고 했다지만 한번 생각해보면 우리의 삶을 그렇게 순간의 기분에 맡기지는 말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죽어야 할 이유보다는 살아야 할 이유가 훨씬 더 많으니까요.

이용해 / 수필가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