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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를 기회로…실용적 프로그램 잇따라 개설

[위기의 기독교 대학 (4)]

최근 미국을 대표하는 복음주의 신학교 중 하나인 고든콘웰신학교가 캠퍼스를 매각하기로 한 결정은 오늘날 기독교 학교들이 직면한 위기를 여실히 보여준다.
 
반면 위기는 기회다. 상황이 어려울수록 저마다 생존 방안을 고심한다. 신학 인구가 감소하고 학생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학교 운영 구조와 신학교 체질 개선 등으로 위기를 타파하고 있다. 오늘날 신학교의 생존을 위한 방안 등을 알아봤다.
 
몸집 줄이고 체질 개선 나서
시대에 맞게 학위 과정 개설

신학 접목해 교육 영역 확장


이제 온라인 수업은 기본적

팬데믹이 변화 흐름 가속화
재정 확보 다양화 노력도 

신학교의 위기는 사실상 기독교계의 위기와 맥을 같이한다.
 
현재 신학교들은 대부분 미국 기독교가 부흥하면서 함께 성장한 교육 기관들이다.
 
유진 최(리폼드 신학교) 목사는 "미국 기독교는 베이비부머 시대의 인구 증가와 맞물려 엄청난 성장을 이뤘는데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며 "그 당시 신학 수요에 맞게 형성된 학교들이 지금은 기독교 인구 자체가 감소하면서 그 덩치를 유지하는 게 어려워진 것"이라고 말했다.
 
기독교 교세가 감소하자 교회들도 변화를 위해 몸부림을 친다. 대안 형식의 교회를 운영하거나 목회자들도 이중 직업 등을 통해 사역을 감당한다.
 
신학교도 마찬가지다. 몸집을 줄이고 교육 방식을 바꿔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일례로 한인 교계 내 미주장로회신학대학은 최근 한인 신학교 최초로 한국어로 진행되는 교역학 석사(M.Div) 원목 과정을 개설했다.
 
요즘은 중대형교회에서 근무하지 않는 이상 목회만으로는 생계를 이어가는 게 어려운 시대다.  
 
이 대학 김루빈 교무처장은 "교역학 석사과정에 전문 원목 양성 프로그램을 접목했다"며 "원목 과정을 졸업하면 의료 분야의 돌봄 전문 목회자로 근무하며 미국은 물론 전 세계 어디서나 사역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학 프로그램을 시대에 맞게 실용적으로 접목해 선보인 것이다.  
 
이 프로그램의 특징은 온라인 수업으로 상당수 진행된다는 점이다. 즉 남가주에 살지 않아도 전국 어디에서나 온라인으로 원목 프로그램을 수강할 수 있다.
 
김원목 목사(샌프란시스코)는 "예전에는 신학교 과정이 다채롭지 않았다. 신학 그 자체에 중점을 둔 경향이 있었는데 지금은 다르다"며 "지금은 상담 교육 음악 등 신학교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설해 교육의 영역을 더욱 확장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실제 주류신학교는 물론 월드미션대학 등과 같은 한인신학교들도 모두 온라인 수업을 개설했다. 특히 팬데믹 사태는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더욱 가속화했다.
 
유진영 목사(LA)는 "이미 젊은 세대는 스마트폰 하나로 모든 정보를 얻고 그 안에서 교류를 더 편하게 여긴다"며 "팬데믹때 많은 교회가 불가피하게 온라인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았느냐. 신학교들도 온라인 수업 확대 등 학생 모집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기독교계에도 이러한 현상은 마찬가지다. 대부분 미국 기독교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기 때문에 교회 및 신학교 감소 흐름은 비슷하다.
 
한국의 상황을 보면 주요 신학대 정시 경쟁률은 1:1에도 못 미치는 학교가 수두룩하다. 신입생 미달 사태가 속출하자 경쟁률을 비공개로 전환한 학교도 많다.
 
실제 한국장로회신학대학교는 학교 홍보 활동을 강화하는가 하면 졸업 과정 단축 취업 도움을 위한 교육 과정 등을 새롭게 개설하기도 했다. 한국침례신학대학교 역시 피아노과를 융합 실용 기악과로 변경하는가 하면 여의도순복음교회 중심의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역시 교단 산하 14개 신학교를 재정비하기 위한 지방신학교 통폐합 전권위원회를 신설하기도 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총회도 지방의 신학교를 천안 지역 고려신학대학원으로 통폐합하기도 했다.
 
주류 신학교 한 관계자는 "이미 미국 유명 신학교에서 목회학 지원자의 정원 미달 사태는 한두 해 일이 아니다"라며 "이제는 많은 학교가 캠퍼스에 연연하기보다 학생 유치를 위해 온라인 수업 등을 개설하는데 더 중점을 둘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신학교의 재정 확보 채널을 다양화하는 움직임도 있다.
 
ATS 보고서를 보면 미국 내 신학교는 재정 확보에 있어 대부분 학비(40.4%)에 의존하고 있다. 이어 타기관(22.9%) 교단 및 종교 기관(20.7%) 기금 모금(1.1%) 등의 순이다.
 
레이 김(레이트하우스교회)씨는 "신학교는 교회와 함께 기독교의 양 축 아닌가. 미국 교회 교인들은 신학교나 신학생에게 기부하는 경우도 많다"며 "교인들은 개별 교회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기독교의 미래를 위해 신학교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말했다.
 
개신교는 가톨릭을 통해 벤치마킹도 가능하다. 가톨릭 신학생의 경우 보통 소속된 교구에서 학비의 일정 부분을 지원받는다. 이는 신학생이 학비와 생활비 등을 대부분 감당하는 개신교와는 다른 부분이다.
 
가톨릭 김제동 부제는 "가톨릭 역시 어려운 건 마찬가지이지만 가톨릭의 신학 교육은 오히려 더욱 강화되는 추세"라며 "성당마다 설치된 성소후원회가 사제 지망생의 재정을 지원하기 때문에 가톨릭 교회와 신학교는 매우 긴밀히 연결돼 있다"고 전했다.

장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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