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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네트워크] 샤오젠화 실종의 재판

홍콩에서 실종됐다가 최근 중국에서 재판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중국 밍텐(明天)그룹 창업자 샤오젠화(肖建華)사건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올가을 20차 당 대회를 앞두고 펼쳐지는 중국의 치열한 권력 투쟁이 그 뒤에 깔려 있다는 관측 때문이다.  
 
1972년 중국 산둥성에서 태어난 샤오젠화는 14세에 베이징대학 법률학과에 진학해 소년 천재라 불렸다. 1999년 밍텐지주회사를 세운 뒤 워런 버핏을 롤 모델로 삼아 중국 금.기관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며 큰 부자가 됐다.
 
개인 재산 60억 달러, 밍텐그룹 자산 3조 위안(약 4400억 달러)에 달할 정도로 성공했고, 그의 뒤엔 중국 고위층이 있다는 소문이 따랐다. 한데 캐나다 국적의 그가 2017년 1월 홍콩 포시즌 호텔에서 갑자기 실종됐다. 건강한 남성 6명에 의해 휠체어를 타고 눈이 가려진 채 끌려갔다. 그리고 5년 반 만인 이달 초 중국에서 재판을 받는 게 확인됐다. 여러 언론의 보도를 종합하면 샤오 사건 배경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세력과 반대파 간의 타툼이 깔려있다.
 
이와 관련 엇갈린 두 가지 이야기가 나온다. 하나는 시진핑 세력이 반대파를 누르기 위해 샤오를 잡았다는 거다. 이들은 샤오의 성공 뒤엔 장쩌민 전 국가주석과 짱칭홍 전 국가부주석 등 무려 7명의 정치국 상무위원 출신이 있다고 주장한다.
 
시 주석이 장-쩡 원로 세력을 견제하기 위해 샤오를 체포했다는 거다. 정반대 해석도 있다. 샤오와의 사업 거래에 시 주석의 누나 등 가족도 자유롭지 않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시 주석측이 선제적으로 샤오의 신병을 확보해 미래에 닥칠 수도 있는 우환을 털어내려 한다는 설명이다.
 
죽의 장막 속에서 펼쳐지는 권력투쟁의 전모를 제대로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샤오 재판이 시 주석의 3연임을 확정할 20차 당 대회를 앞두고, 그리고 그것도 중국의 각 정치세력이 물밑 조율에 나서는 베이다이허(北戴河)회의 직전에 열린다는 좀은 시사하는 바 크다.  
 
재판 결과와 관련해선 ‘타협’의 여지가 보인다는 관측이 많다. 그의 혐의로 비교적 가벼운 ‘불법 자금 조성’이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시 주석 세력과 그 반대 세력 간 서로 타협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걸 말해준다.
 
시 주석이 샤오 사건을 정치적으로 활용하지 않는 대신 징-쩡 파벌 도한 시 주석의 계속적인 집권을 견제하는 행동에 나서지 않기로 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그러나 관측은 관측일 따름이다. 중국에서 실제 어떤 일이 일어냐고 있는지는 시간을 갖고 지켜봐야 할 것이다.  

유상철 / 중국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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