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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끝나지 않은 전쟁

7월 27일은 6·25한국전쟁의 휴전 69주년 기념일이다. 전쟁의 총소리가 멈춘 날을 일컬어 ‘휴전일’이라 하기도 하고 미국은 이날을 ‘정전일’이라 부른다. ‘휴전’은 국제법상 여전히 전쟁 상태를 의미하지만, 당사국 간의 협상을 통해 전투를 잠시 멈춘 상태를 말한다. 정전은 전투 행위를 완전히 멈추는 것이며 교전 당사국들이 정치적 합의를 이룰 수 없어 전투 행위만 정지하는 것을 뜻한다.    
 
세계전사상 엄청난 희생을 가져온 큰 전쟁이었음에도 2차 대전과 월남전 사이에 낀 한국전쟁은 미국에서는 세월이 흐르면서 점점 ‘잊혀져 가는 전쟁’이 되고 있다. 6·25한국전쟁은 김일성이 기획하고 스탈린이 승인했으며 마오쩌둥이 지원한 반민족적 불법 침략 전쟁으로 역사는 말한다.  
 
아무튼 한반도의 현실은 언제든지 군사적 도발로 인해 전쟁상태로 돌아갈 수 있다는 얘기다. 지금까지도 전 세계 유일한 분단국가, 군사적 위협이 상존하는 나라, 북한이 끊임없이 핵 도발을 꾀하고 있다는 것이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이제 그 치열했던 한국전쟁 휴전 69주년이 됐지만, 아직도 전쟁은 끝나지 않고 휴전상태로 지금도 200만 명의 남북한 정규군이 초현대식 무기로 무장한 채 군사분계선에서 대치하고 있다.  
 
세계전사상 유례없이 처참했던 3년1개월의 전쟁, 마땅히 그 참상을 기억하고 전쟁 없는 한반도를 다짐해야 했으나 참상의 기억은 어디론가 사라졌고, 북한은 온통 핵과 미사일에만 관심을 쏟고 있다.  
 
미국이 올해도 7월 27일을 한국전쟁 참전용사 정전기념일로 선포하는 대통령 포고문을 발표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오랜 희생의 역사를 공유한 동맹국인 미국과 한국이 평화와 안정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휴전 후에도 적화통일을 목표로 1968년 청와대 습격, 울진·삼척지역 무장공비침투, 1999년과 2002년 1차, 2차 연평해전, 2010년 천안함 폭침사건 등과 같이 수많은 도발을 해왔다. 그동안 ‘잊혀진 전쟁’이 이제 ‘끝나지 않은 전쟁’이란 사실에 고민해야 한다.  
 
우리의 역사를 보면 국방태세와 국민의 안보의식이 강화되었을 때는 평화를 누리며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다. 그러나 국방태세 미비와 국론이 분열되었을 때 임진왜란, 병자호란, 일제의 강점. 6·25한국전쟁과 같은 비극을 맞았다. 오늘날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도약한 것도 건국 1~2세대들의 굳건한 안보의식과 애국심, 튼튼한 한미동맹과 국방력이 뒷받침한 결과로 볼 수 있다.  
 
한반도 정전체제는 날이 갈수록 녹슨 분단의 철책처럼 노후화해 군사적 대결이 격화되고 전쟁발발 위기가 고조되는 휴전상태로 되었다. 대통령도 말한 것처럼 평화는 굴복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강력한 힘으로 지키는 것이다. 정말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을 준비하라”는 고대 로마의 슬로건이 우리의 교훈이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쟁의 참상을 다시 한번 목격하면서 국가의 존망은 국력에 좌우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된다. 아직도 많은 청소년과 국민들 가운데 6·25전쟁이 언제, 왜 일어났는지도 모른 채 적지 않게 전쟁 불감증에 걸려있음은 유감이 아닐 수 없다.  
 
윤석열 대통령은 “자유 대한민국을 위해 국군 및 유엔 참전용사들께서 흘린 피와 땀을 기억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바이든 대통령도 “숭고한 희생을 치른 장병들을 절대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국가는 참전 노병들의 헌신을 기억해 주는 게 보훈이요 보상이다.

이재학 / 6·25참전유공자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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