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탈북민들 '강제북송'에 몸서리
오은경 박사 "탈북민 북송공포 재경험 중"
헨리 송 OKN 디렉터 "한인사회 단결, 한목소리 내야"
판문점에서 북한으로 강제 송환되는 탈북 어민들의 사진이 보도되며 전세계에 충격이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 다수 거주하는 북한 이탈주민들(이하 탈북민)도 '트라우마'에 몸서리 치고 있다.
지난 15일 본보를 방문한 한국상담심리학회 상담심리 전문가 오은경 교수(건양대)는 "이번 공개된 사진들로 인해 탈북민들이 극심한 공포와 트라우마를 경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오 교수는 "탈북 당시의 상처를 생생히 기억하는 탈북민들은 모두가 트라우마를 안은 채 삶을 살아가고 있다"면서 "건강한 사람들에게도 (당시 현장 모습이) 공포를 재경험 하게 하는데, 대한민국과 제3국에서 정신건강적으로 불안함을 느끼며 살아가는 일부 탈북민들에게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오 교수는 "북송 문제는 탈북민들이 모두 공감하는 아픔"이라며 "상담 중 '공포스럽다', '손 발이 떨린다'는 분도 있었다"고 전했다.
다수의 탈북민 단체들은 "이 사건 이후 북한 당국이 주민들을 대상으로 '도망가봤자 남조선 정부가 잡아서 돌려보낸다'는 식의 강연을 해왔다"면서 이로인해 "많은 북한 주민들이 탈북을 포기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오 교수는 코로나 봉쇄의 영향을 전제로 했으나 "탈북민들의 숫자가 지난해 급감했다"고 전했다.
이런가운데, 탈북민 단체와 북한 인권단체들은 격양된 반응을 보이며 이번 강제북송 사건에 대해 철저한 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헨리 송 원코리아네트워크 대정부연락 디렉터는 "북한 탈북민들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무참한 인권유린이 드러난 사례로 철저한 조사와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송 디렉터는 "미주 한인사회가 한 목소리로 미국과 한국정부에 이에 관한 강력한 입장을 전달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탈북 사회가 부글부글 끓고 있다"고 표현했다. 그는 "이 사건을 절대 잊지 않고 있었고 탈북민이라면 누구나 같은 생각을 갖고 있을 것"이라며 "이 문제는 다른 누가 대신해줄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이 사람들의 억울한 한은 우리 탈북민들이 풀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해당 사건 이후 탈북민들은 미국과 유엔, 국제형사재판소 등 국제사회에 관심을 호소하는 등 연대하고 있다.
박세용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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