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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나비

늦잠에서 나와
 
흙에 미소를 보낸다
 
노랑나비, 흰나비, 호랑나비
 
 
 


머나먼 밖에서 들어왔네
 
허드슨 강바람에
 
아득한 하늘 지나
 
이꽃 저꽃 풀꽃에도 날아와
 
향기에 취했나
 
 
 
꽃잎 한장의 무게로
 
다시 만난 기쁨을
 
구름 따라 나풀 거린다
 
귀도 눈도 조용히
 
 
 
가슴에 나비가 난다
 
살아있는 시간의 눈부심으로
 
사랑하지 않는 것이 죄라며
 
살며시 말을 건네오네
 
 
 
내일을 믿어 보네
 
나뭇잎 만한 행복
 
보이지 않는 발자국 남기고
 
휘청 이며 한 점으로 사라질 때까지.

이제숙 / 수필가·리버데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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