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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극심한 가뭄… 대책 시급하다

삶에서 마주치는 많은 어려움이 지난 수세기 동안의 눈부신 과학 발달로 많이 해결됐지만 아직도 기후만은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유머와 재치로 유명한 19세기 미국 작가 마크 트웨인은 “사람들은 만나면 날씨 이야기부터 시작하지만, 날씨에 대해서 어떤 조처를 취하는 사람은 없다”라는 말을 남겼다.  
 
21세기 1등 문명국인 미국의 서부지역이 극심한 가뭄으로 고통 받고 있는데 정부는 물을 아껴 쓰라는 권고밖에 할 수가 없다. 아직까지 정부나 기관에서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가뭄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주요 통계를 통해 우리가 살고 있는 캘리포니아의 가뭄이 얼마나 심각한가를 짚어본다.  
 
비가 많이 오기로 유명한 동남부 루이지애나주의 연평균 강수량은 62인치인데 캘리포니아의 작년 강수량은 23인치였다. 캘리포니아 강수량은 지난 한 세기 동안 매년 감소해 현재 연간 강수량은 100년 전에 비해 반으로 줄었다. 유감스럽게도 이 같은 가뭄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기후 변화에 따른 돌이킬 수 없는 현상이라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이처럼 생존의 위협이 될 수 있는 위험한 물 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이 아주 없지는 않다. 첫번째는 바닷물에서 소금을 제거해서 사람을 비롯해 동물과 식물들에게 사용할 수 있는 담수로 만드는 것이다. 바닷물에서  소금을 제거해 담수로 만드는 것이 뭐 그렇게 어려워서 지금까지 못하고 있나 의문을 가질 수 있다. 염수를 담수로 만드는 과정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간단하지가 않다. 더욱이 관련 전문가에 따르면 막대한 비용이 소요된다. 조금만 참고 기다리면 하늘에서 공짜로 비가 쏟아질 텐데 엄청난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는 염수를 담수로 만드는 공사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과정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바닷물을 담수로 만들어서 사용하는 나라가 있다. 사막기후에 가까워 건조한 이스라엘이다. 금년 5월 캘리포니아에 못지 않게 물 부족 사태를 맞은 애리조나 주지사가 이스라엘을 방문해서, 염수를 담수로 만들어 내는 과정을 견학했다. 귀국 후에는 애리조나에도 이런 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급속도로 인구가 팽창하는 애리조나주에 이런 시설을 설치하면 앞으로 100년 동안 물 걱정 안하고 살 수 있다는 계산이다.  
 
현재 남극과 북극의 얼음이 급속히 녹아가면서 바닷물 수위가 위험할 정도로 높아지는 것을 감안하면, 바닷물을 퍼내 소금을 제거해 식수로 바꾸는 작업은 여러모로 이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두번째 해결 방안은 미대륙의 동서를 잇는 파이프를 설치해서 매년 많은 강수량으로 홍수 사태를 겪는 동부의 넘쳐나는 물을 서부로 수송하는 것이다. 지난 2010년 캐나다에서 미국 오클라호마까지 석유 수송 파이프가 설치됐다. 당시 석유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2000마일 길이의 파이프를 설치해서 미국으로 기름을 수송하려는 키스톤 프로젝트였다. 작업의 일부가 완성됐지만 환경보호주의자들의 극렬한 반대에 부딪혀 석유 파이프 작업은 중단됐다. 기름을 수천 마일 수송할 수 있다면 거의 매년 홍수를 겪는 동부지역에서 가뭄에 시달리는 서부로 수도관을 설치해 물을 수송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을까.
 
지난 주말, 프리웨이를 달리는 차창 밖으로 양쪽 언덕 위에 누렇게 말라가는 잔디와  생기를 잃은 나무들을 보았다. 금년에는 제발 비가 많이 내려서 온 천지가 새파랗게 살아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항구적인 물 공급 대책이 시급한 시점이다. 

김순진 / 전직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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