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삶과 믿음] 예수의 선포 5-부와 하나님 나라(막10:17-31)

기독교는 가난한 자들의 종교인가? “재물이 있는 자는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기가 심히 어렵다”(막10:23). 부자 교회, 부자 기독교 국가도 많을 뿐만 아니라, 부자도 부자 나름인데 도대체 예수는 왜 이 ‘땅에서의 부’와 ‘하나님 나라’가 서로 양립될 수 없다는 것을 강력하게 선포하고 있을까?  
 
오늘 본문에서 부자는 구약의 계명을 잘 따르는, 따라서 영적으로도 부자였다(막10:19). 구약을 잘 따른다는 것은 자신의 재산을 가난한 자들과 나눈다는 것도 포함한다. 고아와 과부와 나그네를 잘 돌보는 것이 구약의 중요한 가르침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어려서부터 이러한 구약의 가르침을 잘 지켰다는 부자에게 예수는 충격적인 제안을 한다: 너의 모든 재산을 다 팔아서 가난한 자들에게 주라 그 후에 나를 따르라(막10:21). 만약 예수의 가르침이 사실이라면 기독교는 지독하게 극단적인 종교다. 우리 가운데 자신의 재산을 모두 팔아서 가난한 자들에게 주고 나서 예수를 따르겠다는 자들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        
 
본문은 부와 하나님 나라를 대비한 것이라기보다는‘영생을 스스로 얻으려는 자’와 ‘영생을 주시는 하나님’을 대비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제자들이 예수의 가르침에 당황해서 “도대체 누가 구원을 얻을 수 있는가?”라고 질문하자 “사람은 할 수 없지만 하나님은 할 수 있다”고 답했다(막10:26-27). 그러나 이어지는 본문에서 예수는 다시 “나와 복음을 위해서 집, 형제, 자매, 어머니, 아버지, 자식, 전토를 버린 자들은 영생을 얻을 것”이라고 선포한다(막10:30). 부모와 자식까지 버리라니 참으로 끔찍한 말씀이다. 따라서 본문이 ‘하나님의 구원’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혹은, 제자들이 자신들을 미화하기 위해서 예수의 가르침을 편집했을 수도 있다. 실제로 제자들은 자신들의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를 쫓았다. 그러나 그들은 하나님 나라보다는 세상 나라의 권력을 얻기 위해서 자신들의 것들을 버리고 예수를 쫓은 것으로 보인다(막10:37). 그들의 버림은 더 많은 것을 얻기 위함이었다. 기만적 버림과 내려놓음은 우리에게도 흔히 일어나는 일이다.  
 
본문의 주된 주제가 정말로 모든 것을 버리는 것이라면, 본문이 선포하는 하나님 나라는 무엇일까? 구약의 욥처럼 자신의 소유를 가난한 자들과 부지런히 나누는 착한 부자들에게 예수는 어떤 하나님 나라를 선포해주실 것인가?  
 
본문을 통해서 ‘부자’가 누구인가 규정하기도 어렵고 ‘모든 것을 다 팔아서 가난한 자들에게 주는 것’의 올바른 의미를 파악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하나님 나라에 속한 자들은 자신의 소유에 의존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부와 하나님 나라를 따로 구분해서 이해하는 경우가 흔하고, 따라서 부를 합리화하기도 한다. 더 나아가 ‘전적으로 하나님만 의지한다’는 표현도 교회에서 심심찮게 듣는다. 그러나 하나님께 전적으로 의지한다는 것이 결코 가능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동반되어야 하는 ‘버림, 내려놓음, 나눔’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  
 
기독교 역사에서 많은 성자가 자신의 소유를 버리고 예수를 쫓았다. 사막 교부들은 자신들의 소유를 버리고 사막에서 움집을 짓고 하나님과 만나기 위해 명상했으며, 그들의 버림은 기도와 노동이라는 수도원 운동의 초석이 되었다. 부와 부를 축적하는 일체의 과정은 이 땅의 나라에 속한 일이요, 나를 비우고 하나님으로 채우는 것은 하나님 나라에 속하는 일이다. 이 선명한 예수의 가르침이 자본주의가 지배하는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도 여전히 생명의 양식이 되기를 소망한다.

차재승 / 뉴브런스윅 신학대학원 교수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