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분석 결과 주택 시장 거품 없다"
[‘마커스 앤드 밀리챕’ 분석]
금융위기 당시 과잉 공급·부실 대출 원인
주택부족에 모기지 융자 심사 기준 강화
깡통주택 비중 낮아 차압사태 가능성 희박
대형 상업용 부동산 업체 ‘마커스 앤드 밀리챕(Marcus & Millichap)’의 존 챙 수석 부사장 겸 리서치 서비스 디렉터는 “각종 데이터를 분석 결과, 현재 주택 시장에는 거품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올 1분기 전국 주택 중위 가격 상승률은 7%로 2020년 동기의 38%와 비교해서 급격히 둔화한 건 사실이지만 이런 상황이 거품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는 과거 주택 시장 거품 형성에 기인한 주요 요인으로 수요를 넘어선 주택 과잉 공급을 꼽았다.
2003년과 2010년 사이 공급된 주택 수는 가구 수보다 280만 채나 더 많았다며 주택이 남아도니 크레딧점수나 대출 신청자의 융자 상환 능력을 보지 않고 마구잡이식 주택담보 대출이 이루어졌다는 설명이다. 그의 주장에 다수의 부동산 전문가들은 동의한다. 금융 위기 발 경기 침체가 발생하면서 상환 능력이 떨어지는 대출자들의 주택 융자에서 부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는 게 그들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주택 융자보다 주택 가치가 훨씬 낮은 깡통주택이 흘러넘치며 주택 차압 사태로 이어졌다. 결국 주택 시장의 붕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당시 주택 시장이 불황의 늪에 빠지게 됐다는 것이다.
그 후 연방 정부는 강력한 대출 기준을 제정하고 시행했다. 2011년 이후 주택 개발업체들의 소극적인 주택 신축으로 현재는 주택 부족이 극심한 상황이라는 게 챙 부사장의 주장이다.
챙 수석 부사장은 “심각한 주택 부족으로 예비 바이어들이 내 집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세입자들이 늘면서 아파트 공실률은 2.4%로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주택 구매 수요는 여전히 강세”라고 덧붙였다. 현재 상황은 2008년 금융 위기가 빚어낸 주택 시장의 거품과는 전혀 딴판이라는 게 그의 진단이다. 간단하게 정리하면 금융 위기 당시의 주택 시장은 주택 과잉 공급에 부실한 모기지 대출이 많아서 주택 시장의 위기를 초래했다면 현재는 주택 부족에 건전하고 탄탄한 모기지 대출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그의 분석은 무디스의 최근 보고서와도 일치한다. 무디스에 따르면, 가장 싼 편에 속한 집의 가격도 지난 1년 동안에만 무려 17.2%가 상승했다. 주택 에퀴티가 대출금보다 훨씬 많아서 여차하면 집을 매각할 수 있어서 차압 사태가 일어날 확률도 매우 낮다는 지적이다.
무디스는 주택 가치가 과대 평가된 주택의 비율이 금융 위기 당시엔 24%였지만 2021년 기준으로 21%로 낮다고 평가했다. 더욱이 강화된 주택담보 대출 기준이 적용되면서 예전과 다르게 집을 살 수 있는 구매자 비율이 감소하면서 부실 대출 가능성도 함께 낮아졌다고 풀이했다. 최근처럼 모기지 이자가 오르는 상황이면 고소득에 부채 상환 능력이 우수해야만 주택 융자를 받아 집을 살 수 있어서 그만큼 주택담보 대출의 부실 가능성은 더 낮다는 설명이다.
이에 더해 단독주택과 다가구 주택 세입자 증가로 기업과 투자자들이 임대 수익 때문에 주택 보유 기간이 더 길어져 주택 차압 대란이 일어날 확률 역시 낮은 편이다. 또한 단기간에 주택 공급이 늘어날 수 없다는 점도 현 주택 시장에 거품이 심하지 않다는 방증이라는 주장이다.
진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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