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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입자 늘면서 렌트비 ‘웃돈 시대’ 현실로

공급 부족으로 오퍼 경쟁
일부 10~15% 오르기도

주택 매입 여력 악화로 임대 주택에 대한 신규 수요가 늘면서 집을 렌트해야 하는 세입자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로이터]

주택 매입 여력 악화로 임대 주택에 대한 신규 수요가 늘면서 집을 렌트해야 하는 세입자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로이터]

#네바다에서 캘리포니아로 이주하게 된 A씨는 가족과 거주할 3베드룸 매입에 나섰다가 너무 비싼 집값에 더해 급등한 모기지 이자로 비용이 크게 늘면서 구입을 포기하고 빌릴 집을 알아보는 중이다. 괜찮은 집이면 세입자들의 오퍼가 몰린다는 이야기를 듣고 건물주가 제시한 월 렌트비보다 200달러 웃돈을 얹었는데도 300달러를 부른 세입자에게 뺏겼다. 그는 캘리포니아에서 살 집 찾기가 이렇게 어려운 줄 몰랐다고 혀를 내둘렀다.
 
#신혼부부 B씨는 예산에 맞추려 신혼집 타깃을 단독주택에서 타운홈과 콘도미니엄으로 변경했다. 그런데도 신축이거나 최근에 리모델링을 한 집 중 렌트비가 적당하다 싶으면 세입자 간 치열한 오퍼 경쟁을 뚫어야 한다고 울상을 지었다. 이미 마음에 든 집을 놓쳤던 터라 그는 집주인이 요구한 렌트비보다 15% 더 높은 가격을 제안하고 그의 환심을 사려고 손편지도 썼다고 했다.  
 
주택 바이어에 이어서 세입자도 좋은 집을 빌리려면 치열한 오퍼 경쟁을 해야 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부동산 업계는 ▶내려가지 않는 집값 ▶5%대의 중후반을 달리는 모기지 이자 ▶매물 부족 ▶고물가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예비 바이어들이 주택 구매 대신 임대로 돌아섰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그렇지 않아도 계속 임대료가 오름세이던 시장이 신규 수요로 더 과열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바이어 일부는 주택 매입 여력이 악화하면서 집을 장만할 수 없게 돼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임대 시장으로 밀려났다. 다른 바이어는 고물가와 경기 침체에 따른 부동산 시장 둔화 우려로 주택 매입을 미루는 대신 임차할 집을 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부동산 중개인들은 “기존 수요에다 주택 매입 여건 악화와 경제 및 부동산 하강 우려에 따른 렌트 수요까지 가중되면서 거주 환경이 우수한 임대 주택을 빌리는 게 쉽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이런 현상은 매물이 적었던 단독주택뿐만 아니라 타운홈과 콘도로 확대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대형 임대 업체 ‘트라이콘 레지덴셜’ 측은 “우리가 한 주에 공급할 수 있는 임대 주택은 200채에 불과한데 임대 신청서는 65배나 많은 1만3000개 이상이 매주 들어온다”고 전했다.
 
부동산 업체 레드핀 측은 지난 12개월 동안 렌트비가 15% 이상 뛰었다며 임대 주택 공급 부족으로 5월 전국 월 렌트비 중위 가격이 2000달러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임대 주택 공급 부족에 따른 세입자 간 임대 경쟁 현상이 전국으로 퍼지고 있다는 게 부동산 업계의 분석이다.
 
시카고의 임대 경쟁을 돕는 웹사이트 브릭스비드닷컴에 따르면, 일부 아파트의 경우엔 건물주의 호가보다 10~15% 이상 높게 임대료가 결정되고 있다. 아파트 한 유닛의 월임대료가 2000달러라면 세입자 간 경쟁으로 2200~2300달러까지 오른다는 설명이다.
 
케네스 정 드림부동산 대표는 “더 많은 고소득자들이 주택 매입 대신 임차를 선택하고 있다”며 “문제는 주택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수급 불균형이 발생했고 이에 따라 임대료 상승 곡선은 더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연말 기준금리가 3% 중후반대까지 오를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곧 주택 개발 업체들의 건설 융자 부담 증가로 직결되면서 주택 신축 활동이 둔화할 것으로 봤다.

진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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