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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치매 신약의 실패

치매 신약 연구는 실패의 연속이다. 지난 16일 다국적 제약회사 로슈는 알츠하이머 신약으로 10년 동안 연구해온 항체(크레네주맙)가 치매 증상 완화에 효과가 없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콜롬비아에서 유전자 변이로 인해 조기 치매 위험을 안고 사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여서 더 실망감이 컸다. 이들은 40대에 이미 알츠하이머 치매 증상이 시작되어 51세면 정상적 사회활동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진행되고 60대에 사망할 가능성이 크다.  
 
그런 사람들이 치매 증상 진행을 늦출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참여한 연구 결과가 긍정적이지 못해 매우 아쉽다.
 
그동안 많은 사람이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약의 열쇠가 될 거라고 예상했다.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의 뇌에는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쌓인다. 과학자들은 이걸 막으면 인지 기능 저하와 같은 치매 증상을 개선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작년에 미국 FDA의 허가를 받은 신약 아두카누맙은 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 항체다.  
 
그런데 이 약 승인을 두고 논란이 뜨거웠다. 아밀로이드 단백질 제거에는 효과가 있을지 몰라도 실제로 치매 증상에 도움이 되는지 근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약효는 실제로 유익이 있느냐로 판단한다. 만약 어떤 약이 혈압을 잘 떨어뜨리고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춘다 해도 심혈관 질환이 발생할 위험이나 그로 인한 사망 위험을 낮춰줄 수 없으면 약으로 쓸 이유가 없다. 아두카누맙이 그런 경우다. 아밀로이드 제거는 잘하는데 치매 증상 개선이 안 보인다. 결국 이 약은 시장에서 퇴출당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우리는 아직 질병에 대해 모르는 게 많다. 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 도구는 찾아냈지만 기억력, 사고력 감퇴를 막는 데 도움이 안 된다.  
 
그렇다면 아밀로이드가 치매의 원인이라는 가설 자체가 틀린 것일 수도 있다.  
 
100세 이상 장수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2021년 네덜란드 연구 결과를 보면 흥미롭다. 치매 환자와 비슷하게 뇌 신경세포가 손상되어도 치매 증상이 없는 경우가 있었다. 치매 위험을 높이는 유전자를 가지고 있어도 인지기능을 유지한 사람들도 관찰됐다.  
 
이들이 100세가 넘어서도 어떻게 알츠하이머병을 앓지 않고 건강을 유지할 수 있었는지 아직 확실히 모른다.
 
치매 위험을 낮추는 숨은 비결은 없다. 규칙적 운동, 균형 잡힌 식사, 정상 체중 유지, 금연과 같은 건강 수칙을 잘 따르면 된다.  
 
방송이나 유튜브에서 누군가 이런 기본 수칙 외에 뭔가 우리가 모르는 비밀이 있는 것처럼 말한다면 그건 조회 수를 높이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  
 
지금까지 연이은 실패가 성공적 치매 치료 신약으로 이어지는 날이 오길 바란다. 그때까지는 이미 알려진 방법을 따르는 게 건강을 위한 최선책이다.

정재훈 / 약사·푸드라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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