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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 위해 캠퍼스까지 매각…선택의 기로에 섰다

위기의 신학대학 <1>

오늘날 신학교 및 기독교 학교들이 위기다.
 
최근 미국을 대표하는 복음주의 신학교 중 하나인 고든콘웰신학교의 캠퍼스 매각본지 5월31일자 A-19면> 소식이 기독교계에 시사하는 바는 크다.  
 
젊은 인재들이 신학교를 외면하고 있다. 입학생이 줄면 재정만 감소하는 게 아니다. 지원자가 없으면 신학교는 우수한 학생을 선발할 선택의 폭까지 좁아진다. 거기에 기독교의 영향력 감소가 신학의 매력도 잃게 하는 상황이다.
 
비단 고든콘웰신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미 수많은 신학교가 재정 문제 등으로 허덕이고 있다. 이번 사태로 신학교의 생존 현실 등을 알아봤다.
 


젊은 인재들 입학 외면 현상
재학생 감소 재정 문제 직면
 
기독교 영향력 감소도 영향
지속적 사명 추구 방안 고민
 
지난 10년간 개신교 가톨릭 등 수십 개의 지방 신학교들이 운영을 중단하거나 합병했다.
 
최근 기독교 계열의 오하이오밸리대학교는 재정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문을 닫았다.
 
특히 팬데믹 사태를 거치면서 이러한 추세는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달 맥코믹신학교와 루터란신학교는 시카고 지역 하이드파크 지역 일부 학교 소유 시설을 인근 시카고 대학에 매각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지난 4월 일리노이주 링컨크리스천대학은 "예배당 체육관 기숙사 등을 지역 교회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물론 신학교들은 대외적으로 현실을 부정하는 분위기다.
 
맥코믹신학교 데이비드 크로포드 총장은 "신학교는 건물이 아니다. 우리가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은 건물에 국한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캠퍼스 매각을 결정한 고든콘웰신학교도 반응은 마찬가지다.  
 
이 학교 스콧 선퀴스트 총장 역시 캠퍼스 매각을 발표하면서 "앞으로 30년간 더 나은 재정적 기반을 갖추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8년 남가주 대표 신학교인 풀러신학교도 패서디나 지역 신학교를 LA동부 포모나 지역으로 이전하는 계획을 발표했었다. 당시 마크 래버튼 총장은 "전통적인 학습 및 온라인 학습을 위해 설계된 최첨단 시설과 최신의 중앙 집중식 행정 시스템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물론 풀러신학교는 이후 캠퍼스 이전 계획을 취소 이전이 무산된 바 있다.
 
캠퍼스 매각은 과연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일까 신학교들이 밝히는 것처럼 온라인 전환 등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체질 개선일까.
 
이면에는 암울한 신학교의 현실들이 존재한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의 저널리스트이자 UCC교단 목회자인 제프리 맥도널드는 최근 '파트 타임 이즈 플렌티(Part Time Is Plenty)'라는 책에서 "기독교계에서 지금 가장 취약한 기관이 바로 신학교"라며 "수많은 교직원이 있는 학교를 운영하려면 그만큼 학생들이 필요한데 신학교 지원자가 없다. 가장 거센 압력에 직면한 게 바로 오늘날 신학교들"이라고 지적했다.
 
신학교들은 저마다 캠퍼스 매각 등을 팬데믹 사태를 거치며 중요성을 인지하게 된 온라인 교육으로 전환하기 위한 명분으로 삼는 모양새다.
 
고든콘웰신학교 크리스틴 샌더스 교수는 그러한 전환에 대해 일침을 놓는다.
 
샌더스 교수는 "캠퍼스 기숙사 등을 포기하는 것은 교육 환경의 특수성 공동체의 환대 학교 생활 등의 장점을 포기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것들을 누리는 데는 너무나 많은 비용이 들지만 잃어버리기에는 너무나 귀중한 것들"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 2017년 7월 미국 신학계를 흔든 소식이 있었다.
 
당시 미국에서 200년 이상의 역사를 이어오며 가장 오래된 개신교 신학교로 알려진 앤도버 뉴튼 신학교(ANTSㆍ1807년 설립)가 예일대학교 신학부와 통합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은 그야말로 파장이 컸다.
 
당시 앤도버 뉴튼 신학교 마틴 코펜하버 박사는 "급변하는 신학교 교육 환경 속에서 사명을 지속적으로 추구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했다"고 털어놨다.  
 
당시 앤도버 뉴튼 신학교는 23개 건물이 포함된 캠퍼스(총 17에이커)를 매각했다.
 
예일대와 통합 이후 앤도버 뉴튼 신학교는 구조조정을 통해 대부분의 교수를 정리하고 지금은 소수의 학생들을 중심으로만 학교가 운영되고 있다.
 
이 학교 새라 드루먼드 학장은 "올해 21명의 학생이 학위를 취득했다. 부동산 매각으로 인한 수입 덕분에 장학금도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모든 신학교가 허덕이는 것은 아니다.
 
일각에서는 오늘날 신학교가 자유주의 흐름에 휩쓸리면서 복음주의 신학교만의 보수적 정체성이 흔들린 것을 원인으로 꼽는 주장도 있다. 이는 반대로 보수적인 신학을 유지하는 신학교는 오히려 성장을 하는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 예로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기독교 계열의 노스 그린빌 대학교는 오히려 등록률이 증가하고 있다. 인디애나주 그레이스칼리지신학교 역시 1996년부터 꾸준히 등록률이 늘고 있다. 특히 지난 2020년 가을학기 등록 학생 비율은 10년 전(2010년)과 비교했을 때 8%p 증가했다.
 
그레이스칼리지신학교 윌리엄 캐이팁 총장은 "우리 학교의 정체성은 보수적인 복음주의에 기반을 두고 있다"며 "보수 복음주의적 사상에 있어 탁월함을 유지하고 고수하는 것이 우리의 신념이다. 그런 학교를 원하는 학생들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장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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