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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경기 후퇴는 없다” vs “허리케인 닥칠 수도”

김병일 경제부장

김병일 경제부장

현재 경제의 가장 큰 문제는 인플레이션이다.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전반적인 경기가 후퇴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된다.
 
경제 상황이 이처럼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면서 향후 경제 전망은 잿빛 일색이다.  
 
재닛 옐런 연방 재무장관은 7일 지금의 인플레이션 현상이 앞으로도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의회에서 밝혔다. 지금의 물가 오름세가 최고점을 찍은 것으로 보이지만 당분간은 지금 수준의 고공행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전국 최대 은행인 JP 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경제에 곧 ‘허리케인이 닥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런데 6월에 들어서면서 경기가 둔화할 수는 있지만 경기후퇴(recession) 가능성은 아예 없거나 희박하다는 전망이 늘고 있다.
 
반가운 소식이긴 하지만 또 한편으론 경기 전망이 너무 극과 극으로 나눠져 있는 것 같아 오히려 더 불안감을 부채질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경제가 어디로든 튈 수 있을 정도로 불안한 상태임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 급등에 일반 서민은 물론이고 기업들도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후퇴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전망은 생뚱맞기까지 하다.  
 
그러나 이런 이야기가 세계적으로 실력을 인정받는 이코노미스트들과 세계 유명 대학 경제연구소 등에서 나온다면 귀를 쫑긋 세우지 않을 수 없다.
 
JP 모건체이스의 브루스 카스먼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난 6일 방송 인터뷰에서 “(경기가 둔화할 수는 있지만) 경기후퇴를 우려해야 할 확실한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같은 회사 최고경영자의 허리케인 경고 발언과는 완전히 상반된 의견이다.
 
사실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여러 상황을 따져 보면 경제를 낙관적으로 전망하기는 쉽지 않다.
 
수십년 만에 최고 수준인 인플레이션과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를 통한 양적긴축, 우크라이나 전쟁과 그에 따른 원자재 가격상승 등 악재가 곳곳에 지뢰처럼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카스먼은 이런 부정적 요인에도 가계와 기업의 재무 건전성이 견조해 미국 경기가 둔화에 그치고 전 세계 경제도 올해 하반기부터는 회복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카스먼은 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해서도 서둘지 않고 적절히 대처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그는 “연준이 추가적인 조치를 해야 하지만 당장 경기후퇴를 만들고 싶어하지는 않는다”고 해석했다.
 
여기에 더해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수석이코노미스트 얀 하치우스 등도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한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과정에서 경제가 상당 부분 둔화하겠지만 경기후퇴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 경제전문가들은 공급망 혼란이 완화하고 근로자들이 노동시장으로 다시 돌아오면 연준도 금리 인상 속도를 적절히 조절할 것으로 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일자리 증가 속도, 견조한 소비 등도 경기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도이체방크의 빈키 차다 등 전략가들 역시 미국 시장에서 경기후퇴가 예상되는 신호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전반적인 뉴욕 증시 흐름을 종합적으로 분석했을 때 연준이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가고 있으며 결국 미국 경제가 연착륙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UCLA 앤더슨 경제전망 연구소의 6월 보고서도 앞선 이코노미스트들의 전망과 일치한다. 에드워드 리머 교수는 심지어 경기후퇴는 향후 12개월 안에 발생할 가능성은 없다고 단언했다.
 
그렇다고 경제가 장밋빛이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레오 펠러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경제적 충격파로 인한 피해 때문에 경제 성장이 둔화하리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결국 연준이 어떻게 인플레이션을 제대로 잡는 통화정책을 펼치느냐에 경기후퇴 여부가 달려 있는 셈이다. 연준의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김병일 / 경제부장·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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