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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한인의 자부심 높여준 대미 투자

류정일 경제부 부장

류정일 경제부 부장

지난주 한국을 방문한 조 바이든 대통령은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원에서 내리자마자 세계 최대 반도체 공장이라는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를 방문했고 이재용 부회장과 만났다. 이틀째는 한미정상회담 후 환영 만찬에서 재계 수장들과 일일이 악수를 했다. 마지막 날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만나 미국 투자 계획을 논의했다. 한국은 물론, 미국 언론들도 바이든의 이번 방한을 성공적인 비즈니스 트립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동해를 건넌 바이든 대통령이 정갈한 일본식 정원에서 정성껏 준비한 말차를 대접받았다는 헤드라인과 크게 대조되는 부분이었다.
 
평택에서 만난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방명록 대신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반의 3나노 반도체 웨이퍼에 상징적으로 서명했다. 3나노미터(nm·1나노=10억 분의 1m) 공정은 세계 최초 삼성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분야 세계 1위인 대만의 TSMC에 맞설 핵심전력으로 평가된다.  
 
뉴욕타임스는 바이든 대통령이 ‘21세기 진정한 전쟁터를 대표하는 곳’을 첫 행선지로 찾았다고 논평했다. 삼성전자는 170억 달러 규모의 파운드리 공장 설립지를 텍사스주 오스틴 인근의 테일러 시로 결정했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도 “텍사스 역사상 최대의 외국기업 직접 투자 성과”라고 환영했다.
 
현대차는 105억 달러의 미국 투자 계획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과 나란히 선 정 회장은 “조지아주에 55억4000만 달러를 들여 전기차 공장을 짓고 로보틱스·도심항공 모빌리티(UAM))·자율주행·인공지능(AI)에 50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화답해 바이든 대통령은 6개월 남은 중간 선거를 의식한 듯 “현대차의 투자가 미국에 8000명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반겼다.  
 
지금까지 한국 정부는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기조를 유지했지만 새 정부 들어 ‘안미경미’ 또는 ‘안미경세’(경제는 세계)로 방향을 틀었다는 평가다.
 
이런 거대한 변화는 미주 한인들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한국에서 중국과 동남아 등지로 향했던 인적 이동과 물적 투자가 미국으로 방향을 틀 수 있기 때문이다.  
 
LA세계무역센터(WTCLA)는 매년 캘리포니아에 직접 투자한 외국 기업의 국가별 순위를 집계한다. 지난해 한국은 388개 기업이 1만3000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어 14위를 기록했는데 앞으로 변화가 주목된다. 특히 한국의 대기업들이 미국 투자를 결정한 분야 중에는 세계적으로 아직 선도기업이 분명치 않은 첨단 분야가 많은 점도 고무적이다. 대기업의 투자 결정이 앞으로 한 세대 이상을 미리 보고 이뤄진다는 점에서 미국에 대한 투자 약속이 단기성 호재가 아님은 여러 측면에서 분명해 보인다.
 
물론 미국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 입장에서도 이익이 크다. 삼성전자는 170억 달러를 투자하지만 이중 최대 76억 달러의 세액 공제와 재산세 90% 감면을 약속 받았다. 한국에서 이 정도를 투자했다면 세금 혜택은 20억 달러를 넘지 못했을 것이다. 현대차의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 투자도 부지 무상 제공과 대규모 세금 감면 등이 예상된다.
 
한국 기업들의 미국 시장에서 선전은 한인들에게 이득이다. LA 자바시장에서 40년 가까이 의류사업을 하는 한인업체 대표는 “국격과 국력이 강해지는 점이 사업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미국 내 사업망 확장을 추진 중인 한국의 임플란트 업체 대표도 “미국은 최고의 시장이다. 양국 사이에 좋은 교두보 역할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30년 전 억울하게 4·29 폭동의 피해를 겪은 한인들의 어깨에도 이제 좀 힘이 들어가게 됐다.

류정일 / 경제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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