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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우크라 전쟁과 러시아 핵위협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이 3개월을 넘어서고 있다. 비교적 작은 나라인 우크라이나가 젤렌스키 대통령을 중심으로 온국민이 뭉쳐 맞서면서, 강대국인 러시아는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했다. 일각에서는 체면이 깎인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무기 등 극단적 수단을 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푸틴은 “외부 세력의 우크라이나 개입은 매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인류 역사에서 한 번도 유례가 없었던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때 전쟁의 참화를 겪었고 현재는 북핵의 위협에 맞서고 있는 대한민국으로서는 이같은 상황이 남의 일이 아니다. 과연 핵전쟁은 벌어질 수 있을까. 이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소개한다.  
 
비영리단체 군축협회(ACA)의 사무총장이자 월간지 ‘암즈 컨트롤 투데이(Arms Control Today)’의 필진인 대럴 킴벌 소장은 “핵전쟁 가능성이 얼마나 높은지 물어본다면 상당한 가능성이 있다고 대답하겠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러시아에게 불리하게 돌아갈 경우, 푸틴이 전황을 바꾸려고 단거리 전술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킴벌 사무총장은 “일단 핵무기가 한 번 사용되면 상대방에서 응사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푸틴의 발언이 미국과 나토(NATO)의 우크라이나 원조를 방해하기 위한 허세에 불과하다고 해석한다. 푸틴 대통령이 지난 9일 전승절 행사 연설에서도 핵에 대해 아무런 발언을 하지 않았다. 또한 킴벌 사무총장은 “미군 정보당국이 100여개의 전술 핵탄두를 보유한 러시아가 아직까지 공격을 개시한다는 징후를 포착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소재 신문 ‘우크라이나 위클리’의 앤드루 닌카 편집장도 푸틴의 핵무기 위협이 미국 및 우방 분열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푸틴은 핵전쟁 가능성을 거론하며 적을 분열시키려 하고 있다”며 “핵위협만 제외하면 현재 우크라이나의 상황은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핵전쟁의 가능성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킴벌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위험은 커진다. 우리는 현재 위험 상태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마이클 클레어 햄프셔칼리지 교수도 러시아 뿐만 아니라 중국의 핵무기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대만, 아시아·태평양 지역에도 핵무기 투사의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클레어 교수는 “모스크바와 베이징의 지도자들은 미국의 새로운 재래식 무기가 자국의 군사력과 시설을 겨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반면 미국의 지도자들은 대만을 또 다른 우크라이나로 만들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킴벌 사무총장과 클레어 교수는 러시아와 미국이 핵무기 감축협정(New START)의 2026년 만료를 앞두고 무기 감축 협상에 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고조된 양국 긴장 관계를 감안하면 협상 재개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킴벌 사무총장은 지적했다. 이들은 “이런 상황이 계속될 경우 핵무기에 대한 규제조치가 사라질 수 있다”며 “이는 우리가 그동안 겪어보지 않은 세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냉전의 종식과 함께 사라졌다고 생각했던 핵무기의 위협이 다시 시작되고 있다. 러시아의 핵무기 위협을 지켜본 북한도 자신들의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으려 할 것이다. 전쟁이 아닌 협상을 통해 북한의 핵무기를 폐기시키고 그동안의 과오에 대해 반성시키며 국제사회에 복귀시킬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미국에 살고 있는 우리 한인들도 미국 정치인들을 통해 북핵의 평화적 해결을 건의해야 할 것이다.

이종원 /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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