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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인생 후반기

서글프게도 노을이 아름답다고 우기는  
 
노년시대에 들어섰다
 
굳이 운동 경기처럼 전반 후반을
 
나눌 수는 없지만
 
인생은 참 알 수 없는 수수께끼 같은 것
 
지나간 날들은 슬픔 반 기쁨 반이었다
 
설핏 마음에 잦아드는 여백을  
 
채우려다 느닷없이 달려드는
 
폭풍도 맞았지
 
돌아보면 회한 한 줌 후회 한 가락
 
그 외 이름 모를 된서리들
 
온몸으로 울다가
 
혼자라는 이름으로 섬이 되었지
 
그래도 아름다운 노을은
 
항상 그렇게 미소짓고 있다가
 
내게 말한다
 
인생 후반기가 진실로
 
눈부시고 아름다운 거라고
 
 
 
누가 말했던가
 
착각은 자유라고
 
그러나 그 착각 속에서
 
나혼자 망연히 웃고 싶다.

장정자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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