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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에] 101세 할아버지의 고교 졸업장

‘꿈을 이루는 데 늦은 때는 없다.’ 워싱턴포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올해 101세의 메릴 피트먼 쿠퍼가 영예로운 고등학교 졸업장을 받았다.
 
쿠퍼는 인종차별의 시대에 성장했다. 그는 버지나아주 흑인 학교를 8학년까지 다녔다. 그 후 스토터 스쿨의 입학시험에 합격했다. 흑인만 다니는 고등학교였다.
 
아버지 없이 쿠퍼를 혼자 키우던 어머니는 아들의 학교 등록금과 생활비를 벌기 위해 가정부로 일했다. 학업도중 쿠퍼는 어머니가 더 이상 학비를 충당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들은 필라델피아로 이사를 갔다. 그 해가 1938년이었다.  
 
쿠퍼는 가정을 돕기 위해 일을 했다. 1945년 시의 첫 번째 흑인 버스 운전기사가 됐다.  교통연합회에서 지도자로 활동했으며 3명의 아이를 입양했다.  
 


2018년 그는 80년 만에 스토터 학교를 방문했다. 지금은 하퍼스 페리 국립 역사공원의 일부분이 됐다. 그는 그곳에서 근무하는 공원 역사 전문가와 얘기를 나누었다.
 
쿠퍼는 항상 고등학교를 졸업 못한 것에 대해 슬퍼했다. 그는 “시간이 흘러 갈수록, 더 늦었다고 생각해 차일피일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의 사위인 로드 베커링크가 계획을 세웠다. 그는 하퍼스 페리 공원의 직원에게 장인의 이야기를 했다. 이런 이야기를 전해 들은 제퍼슨카운티 교육구는 쿠퍼에게 큰 선물을 준비했다.  
 
올해 3월 베커링크와 쿠퍼의 입양 딸들은 아버지와 함께 하퍼스 페리 호텔로 갔다. 그가 호텔에 도착했을 때 졸업식 모자와 가운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제퍼슨카운티 교육감이 영예로운 학위를 수여했다.  
 
가족들과 친구들은 온라인으로  그 장면을 지켜보았다. 쿠퍼는 “이렇게 행복한 날이 올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속담에 ‘꿈을 잉태하면 해산의 날은 반드시 온다’고 했다. 80세가 넘은 나는 어떤 일을 하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말을 종종 했다. 이 기사를 읽고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쿠퍼는 1921년에 태어나 미국의 어려운 시대에 살았다. 남북전쟁이 끝나고 링컨 대통령이 노예해방을 선포했어도 여전히 흑백차별이 심했던 시대였다. 세계 1차, 2차 대전과 대공황 시대를 지나면서 온갖 고난과 인종차별을 당하며 살았다.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가 민권운동을 했지만 차별은 여전했다. 그런 상황에서도 그는 긍정의 마인드로 평생을 살았고 101세에 그의 꿈을 이뤘다.  
 
쿠퍼 할아버지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

김수영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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