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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진출 장편영화 제작” 1.5세 정세윤 감독 인터뷰

사회성 짙은 단편영화로 주목
10대 성매매 다룬 ‘스톨른 걸스’
올해말부터 본격 작업 돌입

위안부를 다룬 '침묵을 깨다'로 단편영화의 정점에 오른 정세윤 감독이 할리우드에서 10대 성매매를 정면으로 다룬 ’스톨론 걸스‘ 제작에 들어간다. 정 감독은 제22회 아시안 아메리칸 미인대회에서 인기상을 받기도 했다.

위안부를 다룬 '침묵을 깨다'로 단편영화의 정점에 오른 정세윤 감독이 할리우드에서 10대 성매매를 정면으로 다룬 ’스톨론 걸스‘ 제작에 들어간다. 정 감독은 제22회 아시안 아메리칸 미인대회에서 인기상을 받기도 했다.

뉴욕에서 활동하며 단편영화의 정점에 선 한인 1.5세 감독이 할리우드로 무대를 옮겨 장편영화 제작에 나섰다.
 
유펜 국제관계학과를 졸업하고 하버드대학 대학원에서 정치학과 미디어저널리즘, 컬럼비아 대학원에서 영화를 전공한 정세윤 감독은 25편의 단편영화를 제작·감독하며 명성을 얻었다. 영화 전문 웹사이트 IMDB에 따르면 지금까지 정 감독의 작품은 전 세계 영화제에서 83회 후보에 올라 58회 수상했다.
 
위안부를 다룬 ‘침묵을 깨다’(Breaking the Silence)는 그의 단편 가운데 대표작으로 10점 만점인 IMDB 평점 9.1점을 기록하는 등 높은 평가를 받았다.
 
2020년 6월에 개봉한 이 영화는 1941년 홍콩의 세인트 스티븐스대 학살 사건을 배경으로, 중국계 적십자 간호사 프란체스카가 동료들과 함께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 겪은 비극을 40년 후에 회상하는 방식이다.
 


영화는 개봉 후 아메리칸 골든픽처 국제영화제와 골든밸리 글로벌 시네페스트에서 각각 최고 단편영화상을 받는 등 전 세계 영화제에서 총 52개의 상을 휩쓸었고 위안부 문제가 잘 알려지지 않은 미국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정 감독은 “위안부는 아시아판 홀로코스트이자 동시에 세계적인 이슈라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며 “다양한 인종을 섭외해 영화를 구성한 게 많은 미국 사람들이 볼 수 있었던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정 감독은 현재 할리우드에서 장편영화 ‘스톨른 걸스(Stolen Girls)’ 제작에 나서 올해 10~11월쯤 본격적인 작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미국의 10대 성매매 현실을 다룬 영화의 스크립트는 정 감독이 10대 성매매에 대한 방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완성한 것이다. 하버드 대학원 졸업작품이었던 스크립트는 이미 높은 평가를 받으며 뉴욕의 ‘프로듀서스 클럽’(Producer’s Club) 무대에서 대본 리딩을 하기도 했다. 이를 몇 년 동안 퇴고에 퇴고를 거치면서 아이사 마텔과 공동으로 장편영화 대본으로 완성했다. 이 대본은 2021년 5월 페스티저스 LA국제영화제의 스크린플레이상 등 장편영화 대본상을 잇따라 수상했다.  
 
‘스톨른 걸스’도 ‘침묵을 깨다’처럼 탄탄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회적 이슈를 파고드는 정 감독의 작업을 잘 보여준다.  
 
정 감독은 “10대 성매매라고 하면 대부분 개발도상국 소녀들이 미국으로 들어오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훨씬 가까운 곳에서 일어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경제사회 정책 싱크탱크인 ‘어번 인스터튜트’의 사법정책연구소가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10대 성매매 피해자의 연령은 낮아지고 평범한 가정 출신도 늘고 있다.  
 
영화는 포스터홈 아버지의 학대에서 벗어나려는 맨디가 포주 루이의 꾐에 빠지는 이야기를 통해 10대 성매매의 비극을 파헤친다. 정 감독은 “섹스 산업을 미화하는 비슷한 주제의 다른 영화와 달리 10대 소녀가 포주를 만나 어떻게 성매매의 길로 빠져드는지 리얼리즘의 시각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루밍의 4단계인 피해자 고르기와 친해지기, 길들이기, 착취 단계를 이야기 구조와 주제에 녹여 리얼리즘을 놓지 않으면서 맨디의 감정 곡선을 통해 성매매에 몰린 10대가 경험하는 트라우마와 혼란, 우울, 인간에 대한 불신을 드러냄으로써 관객이 강한 정서적 연대를 느낄 수 있도록 구성된다.
 
사회적 이슈에 관심이 많은 정 감독은 위안부나 10대 성매매 같은 잘 알려지지 않은 주제를 대중에게 알리고 싶어 영화 제작에 뛰어들었다. 할머니의 장례식에서 ‘침묵을 깨다’ 영화화를 결심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할머니와 부모님, 선생님으로부터 일제강점기와 위안부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자랐는데 장례식에서 불현듯 할머니처럼 직접 보고 들은 이야기를 해줄 수 있는 사람들이 점차 사라지면 위안부 같은 비극을 배울 기회가 사라진다고 생각했다. 특히 학교 커리큘럼에 다양성이 부족한 미국에서 위안부는 쉽게 묻힐 것이라고 생각해 영화를 제작하기로 결심했다.”
 
정 감독은 자신의 영화 작업을 “목소리를 내지 못한 이들에게 목소리를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생충’과 ‘오징어 게임’ 등의 성공과 한류의 영향력이 커진 것은 기쁘지만, 여전히 아시안과 아시안 영화에 대한 인식은 낮다”며 “계속해서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라고 짚었다. 또한 정 감독은 “그만큼 한국과 아시안에 관한 작품을 더 하고 싶고 특히 아시안 배우를 많이 캐스팅하고 싶다”고 말했다.

장수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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